이게 뭐고 왜 필요한지를 먼저 알아보자?
by Richard Beckhard.
4대문명 - 로마 - 몽골제국 - 유럽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등등) - 미국 - 아시아..
대략 이런 흐름으로 패권은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패권이란게 뭔가?
쥐고 흔들 수 있는 힘이다. 돈도 있고, 권력도 있고, 환경도 좋다.
그렇다. 환경이 좋다.
공부하고 연구할 환경이 좋다. 캘리포니아주를 처음 갔을 때의 인상을 잊을 수가 없다.
"뭐야. 이런 환경이면 맨날 운동하고 싶겠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해변가를 차로 달려보고 나서야 스포츠카니 컨버터블이니 하는게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을 듯 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은 갖춘 선진국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에 인재들을 유혹한다.
"우리 환경이 짱이예요. 여기와서 공부하세요"
그렇다. 서구의 학문을 우리가 배우는 건 꼭 우리가 열등해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계의 선수(??)들을 미국에서 많이 흡수했고, 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많은 업적을 만들어 놓았다.
그들의 업적이 모두 정답이라 할 수 없고 우리 현실과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그들이 뭘 연구했고 뭘 알아냈고, 뭘 시행착오를 했는지를 공부하는 작업은 미래를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논문수업을 하면서 가끔 듣는 말 중 '이분은 정말 대가다' 라는 말에 살짝 빈정이 상하고 삐딱해지기는 하지만... 논문 저자들의 냉정한 분석, 다양한 적용, 수많은 고민, 효과적 표현등을 읽다보면 고개가 자주 끄덕여지는건 어쩔 수 없다.
이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바로 Change model 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조직은 유기체와 같기 때문에 외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즉 환경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조직내의 구성원들이 변화를 거부한다는 것.
좀 더 들어가면 '변하고 싶은 마음' 과 '그렇지 않은 마음'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만화에서 보는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 처럼?)
그런데 결국 변화를 선택하게 만드는 요소는 딱 세가지라는 것이다.
Dissatisfaction (불만) 아놔~ 진짜 못참겠어!! 이젠 이대로 안되겠어!!
Vision (비전) 우린 이런 걸 원한단 말야!!
First Step (첫시도) 일단 해보기나 하자, 어? 해보니 괜찮은데?
중요 뽀인뜨. 위의 세가지 중에 하나라도 빵점이면 다 빵점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퇴사하는 직원의 상당수는 Dissatisfaction이 매우 높을 터. 그런데 Vision이 빵점이면 우리 회사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보다는 퇴사를 선택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단순해 보이지만 중요한 개념을 정립하고 발표한 사람이 바로 Beckhard 선생이다.
자, 이런 Beckhard가 말하는 조직개발을 따라가 보자.
(헉.. 이제 시작인겨??)
조직개발은 다섯가지 영역에서의 노력이라고 말한다.
그냥 회식하면서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라고 부장님이 외친다고 조직이 개발되지는 않는다. (이게 아니더라도 이런건 좀 그만하면 좋겠다..)
정신교육으로 조직개발이 되는게 아니라 적절한 계획인 필요하다는 것.
특정 부서의 문제, 사장님 나빠요, 애들이 문제야 등등 개별이 아니라 전체 큰 그림을 조망하는 작업이다.
결국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을 향해 간다해도 그 시작은 짱이 맘을 먹어야 시작된다. 어떤 사장님은 말한다 "일단 뭐 한번 해보라고" 이 말에는 '안되면 나한테 혼남' 이 전제된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이다. TOP의 의지과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획안을 갖다바친 인사팀장이나 외부 전문가에게 떠넘기는 태도로는 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달리말해 원하는 목적지가 뭔지, 좋은 조직이 뭔지를 알고 시작하자는 것이다.
많은 예가 있지만 몇가지를 살펴보면.
형식이 기능을 따른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니 일 내 일 따지기 보다 조직구성과 역할을 바꾼다.
문제가 생기면 상사보다는 그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결정하게 해준다.
당장의 성과와 장기적 성장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보상도 그 두가지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왜곡이 없다.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한다.
갈등이 생기면 갈등 자체에 집중하지 인간적, 감정적 관계에 휘둘리지 않는다.
단위조직 구성원들이 전체와 주변환경을 함께 살핀다.
이 논문이 나오던 당시에는 '행동경제학'이 나오지 않았다. 논문이 나온 시점 (70년대?) 을 기준으로는 훌륭한 관점이다. 당시에는 인간의 합리적 행동을 중점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행동과학이라는 것, 그리고 행동 경제학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주목하지 않고 '하는 짓'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말과 행동이 많~이 다름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왜 그러고 있는지를 매우 훌륭하게 학문적으로 정리해 냈다. 그것이 궁금하다면?????? 행동경제학 책 한권은 읽어보시길. 리차드 탈러의 '넛지' 도 좋고, 왕두껍기는 하지만 원전에 해당되는 '생각에 관한 생각')
여기에 Edgar Shein의 코멘트를 하나 더해보면 이렇다. (이분도 앞으로 자주 등장한다.)
Adaptive Coping Cycle.
매우 단순하나 명쾌한 정의라 생각한다. 외부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니 조직도 그에 맞게 적응하는 순환사이클을 가지는 것이다. 괜찮은 조직일 듯 하다.
살아숨쉬는 인체와 같이 살아숨쉬는 조직이라는 뜻 아니겠는가?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렇다.
1. 신뢰와 유용성이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다. 달리말해 영양가 있는 말을 서로 하는 능력
2. 획득한 정보를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변화에 적용한다.
3. 변화의지가 반영된 조직 목표에 맞춘 통합과 결단
4. 의견을 내도 안전한 느낌. (그런걸 아이디어라고 내냐?? 이런 거 없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혹시 모를까봐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알고보면 이중에 니네가 원하는게 있을 수도 있어~
법대로 하자고, 원칙대로 하자고!! 이런건 빈정상한 상황에서 '형식'을 따르자는 전형적 멘트다. 눈 앞에 필요한 공동의 목표가 있으면 형식을 바꿔서라도 필요한 것들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한번 죽을 힘을 다해 변하고 나서 몇년 몇십년을 가는게 아니라 상시로, 자발적으로 개선이 이뤄지는 조직. 꿈만 같구만
뭐 설명이 필요없다. 어떻게 만들거냐가 문제지. (그게 뒤에 길게 연재될 예정...)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임. 특히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상 회의실에서는 '괜찮다' 라고 하고 친한사람과 담배피면서 '장난하나?' 욕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도 그렇지만 한국이 더 심하다. 이는 High context communication (고맥락 소통) 이라는 문화적 특성과 연관된다.)
한마디로 뒷담화를 까는게 아닌 '앞담화'를 하는 조직.
짬밥으로 누르는게 아니라 '알고 있는 사람'에게 권한이 주어지는 것.
조직개발이란 작업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뭘 각오하거나 감수해야 하는가? 과정중에 얻게 되는 소득은 무엇인가?
1. 계획이 있다. - 앞서 말했다.
2. 짱(리더)이 이 상황들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결단이 있다. - 앞서 말했다.
3. 조직차원의 사명과 연계된다. - 차원자체가 개개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4. 장기적 노력이다. '적어도' 2,3년 걸린다.
한국인이 힘들어 하는 기다림과 인내다. ("짜장면 왜 안와요?") 조직은 전체를 제대로 바꾸는 노력이므로 번갯불에 콩 구워먹기로 하면 안된다. (콩이 탄다.)
5. 실행 중심이다. 논문만 읽다보면 '좋은 말 대잔치, 이론'으로 보이지만, 실제 컨설팅 작업은 매우 실행 중심이다.
6. 행동과 태도의 변화에 주목한다.
당장의 경영성과, 매출, 순익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토양을 잘 다지면 '그 이후에'는 무럭무럭 과일이 자랄 수 있을 것이다.
7. 경험 기반의 학습. 교과서적으로 배우지 않는다. 왜? 구성원들 하나하나의 경험적 지식이 주도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수영책 2년본다고 수영하는게 아니다.)
8. (개인보다는) 그룹 차원의 작업이 우선한다. - 앞서 말했다.
달리 말해, 어떨때 OD차원의 접근을 하는게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다.
1. 경영 전략이 변할때 - 소통 방식, 의사결정 장소, 보상 시스템 등의 변화를 고려할 때
2. 조직 풍토의 일관성을 만들어야 할 때 - 개개인의 욕구,환경에 따른 변화 요구에 일관성을 부여해야 할때
3. 문화적 상식선(norm)을 바꾸어야 할때
4. 조직 구조와 역할을 바꿀때
5.그룹간 협업을 개선하고자 할 때
6. 열린 소통 체계를 만들고자 할 때
7. 더 나은 계획을 세우고자 할 때
8. 합병후의 문제를 해결할 때
9. 구성원의 동기를 변화시킬 때
10.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이상을 읽어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뭐야? 거의 다잖아? 해당 안되는게 없잖아?
내 생각에 여기서 고려할 것은 HRD적 접근과 OD적 접근, 그 외의 접근의 차이의 이해다.
예를 들어 조직내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해보자.
HRD적 접근은 개개인의 구성원들을 교육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소통 스킬을 높이는 워크샵을 진행할 수도 있다. 또는 소통 강사를 초빙해 한시간 동안 웃으면서 정신 무장이 될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OD적 접근은 대체로 이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수 있다. 조직 내 소통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단하고, 인터뷰를 하고 함께 모여 '구성원'들이 토의 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정책으로 반영이 되고 시행착오를 모니터링하면서 온전히 정착할 때까지 진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래서 TOP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으나, 전체 큰 그림에서 문제를 제대로 보고 진짜 해결을 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리고 이후로는 조직이 자체적으로, 자발적으로 변화해 나갈 힘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위의 10개 상황을 다시 읽어 보면서 HRD, OD, 기타, 어떤 접근이 적절할지를 다소 비판적 시선으로 읽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Organization Development (Joan V. Gallos, Editor) 에 기초하여 쿠퍼실리테이션 OD전문가 훈련에 참여하면서 필자의 주관적 이해를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글에 대한 의견, 비평, 질문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