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창훈 Nov 08. 2019

5분책읽기) 가족의 두얼굴

가족에게 상처받을까? 가족에게 위로받을까?  

5 가족의 두얼굴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 중에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선별해서 연재하고 있다.   이제 다섯번째 차례가 되었다.

어? 가족의 두얼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일상과 비즈니스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유는 이렇다.   

임원 코칭을 하다보면 '비즈니스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지만 대부분 '라이프 코칭'이 함께 진행 된다.  사실 비즈니스는 라이프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내적 상처는 '비즈니스'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그 내적 상처는 많은 경우 '가족'이 원인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가치관, 내적 상처, 동력 등을 가족에서 물려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요소들을 기준으로 배우자를 찾게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 부모는 본인도 모르게 예전에 물려받았던 것들을 다시 전수해 준다.   소위 '대물림'의 사이클이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다행히 그것이 주로 '긍정적'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일적으로 성공한 이들 중에는 부모에 대한 분노 때문에 이를 악물고 성장해서 독립한 이도 있다.  이분들은 인생을 전투적으로 살기 때문에 평균 이상의 성취를 한다.  하지만 부모와의 관계에도 분노가 있고, 부부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자녀에게는 잘한다고 하지만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자녀에게 잘하는 것보다는 배우자, 부모에게 잘해서 평화로운 가정을 만들면 자녀와의 관계가 자연스레 잘된다고 생각한다.) 

가족에서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더더욱 일에 시간을 쏟게 된다.  그러다가 인생에서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에는 자녀가 이미 너무도 성장했거나, 배우자가 떠난 이후인 경우도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지만 실제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진다. 문제는 그런 일들이 실제 나에게 일어나서야 실감한다는 것이고,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일이므로 한번에 고치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한때 개인적 이유가 있어 한동안 '요양병원' 근처를 오갈 일이 있었다.  병원 근처에 계신 분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양반 한때 잘 나갔는데 풍맞아서 저러고 산책도 제대로 못해" 
"젊었을 때 악착같이 살았더라구.  근데 돈 많으면 뭐해.  그걸로 가족들이 맨날 싸운다던데" 
(다행인 경우) "근데 부인되는 분이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니까 다행이지 뭐야" 
(많은 경우) "뭐, 자식들이 가끔 오기는 하는데 돌봐주는 가족이 곁에 없으니 외로워 하긴 하지" 

  

인생에서 가족은 나 다음으로 소중한 존재다.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존재도 가족이다.  

그런 가족에 대한 이해,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책의 저자 최광현 교수는 한세대학교 심리상담대학원 가족상담전공 교수, 트라우마가족치료연구소 소장이라는 프로필을 갖고 있으며, '가족 심리 상담'에 관한 여러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쁘게도 이 책은 많은 호응과 평가를 받은 책이다.  달리 말하면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했다는 뜻일게다. 


이번에 정리하는 필자의 글을 통해 최광현 저자의 '가족의 두얼굴'이 더 많이 읽히기를 희망하며 책 리뷰를 시작한다. (책에는 정말 깊이 있는 사례, 통찰이 들어 있는데 이 글에 다 옮기지는 못한다. 책을 읽어보시길)

내용이 워낙 좋기 때문에 원문의 좋은 내용들을 정리하고, 개인적 의견들은 최소화 하기로 했다. (정리하면서도 다시 깨닫게 해주는 글들을 많이 만나 반가웠다.) 

그럼 들어가 보자. 

 



결혼생활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의 일정한 특징?  부부관계가 힘들수록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킨다. 

불행한 결혼은 1+1 이 된다. 

불행한 결혼의 1은 상대의 실망스럽고 상처주는 행동이다.   여기에 하나가 더해진다.  각자 배우자가 어린 시절 경험한 부모의 결혼 생활과 그 때 받았던 상처들이다. 

이 둘이 1+1을 이뤄 현재 불만, 짜증, 분노로 일그러진 가족이 된 것이다. 


과거에 무시당하고 상처 받은 내면아이가 바로 사람들이 겪는 모든 불행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였을 때 제대로 채워지지 못한 욕구들의 상실을 슬퍼하는 것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이다.  - John Bradshaw


image source - pixabay


Part 1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훗날 투사된다.  이를 전이 감정이라 한다.  프로이트가 명명한 전이감정은 과거의 경험이 현재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상대를 착각하고 오해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남편에게 전이감정을 느끼는 아내.  

돌아가신 아버지가 못다 주고 간 사랑을 남편이 채워주기 바랐다.

현실에서는 남자가 남편 역할만 잘해도 대박이다.  그런데 남편에게 아버지 같은 사랑을 기대한 것이다. 

피곤에 지쳐 쉬고 있는 남편의 모습에서 애처로움 보다는 꼴 보기 싫다는 생각이 먼저 일어나는 것은? 

남편에게 아버지를 대신하는 역할을 기대한 아내 본인의 문제가 더 컸다. 


부부관계가 힘들어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상대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특히 자기 어린 시절이 행복하지 않았다면 개연성이 더 높다.   높은 전이감정 경향성 (high transference liabilities) 을 지닌 이들은 대부분 어릴 적 상처가 크다.  


불편한 감정이 상대가 아닌 자신의 과거 상처에 기인했다는 것을 분리해서 인식하면, 갈등의 해결점을 찾는 일은 쉬워진다. 


 가족은 처음 관계를 맺는 곳이다. 

그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감정을 경험했는가가 평생의 감정 채널을 고정 시킨다. 

가족관계는 우리 인간관계를 찍어내는 붕어빵 틀이다.  어릴적 외로웠던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외롭게 느끼고, 외로운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외로움을 느낄때 그게 자기 내면에서 온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주변사람과 가족을 탓하게 된다. 


결혼에 대한 잘못된 신화 가운데 하나는 결혼하면 외롭지 않으리라는 환상이다. 

우리는 대개 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에 따라 내가 받는 상처의 강도는 세진다. 

언제 외로움을 많이 느낄까?  바로 그렇게도 사랑하고 애지중지한 자식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때이다. 


프롬은 상담이란 '자기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말을 따져보면 상담 받는 행위 자체가 정신적 치유가 아니라, 상담을 통해 자신을 앎으로써 불행의 반복에서 벗어나는 실마리를 얻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래 내가 어릴적 외로웠고 상처 받았지'라고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감정으로 아는 것이다.  

독일어에는 안다를 뜻하는 단어가 5가지 가 넘는다. 에리히 프롬이 자신을 알게 된다는 말은 곧 자기의 상처를 마음과 감정으로 직면하고 이해한다는 뜻이다. 


상담을 했는데 왜 내안에 상처가 느껴지고 변화가 오지 않습니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상담을 했다고 상처가 한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잘 인식하게 되고, 끊임없이 자신을 설득하여  그 상처가 주는 고통을 본인 스스로 통제하고 다룰 수 있게 될 따름이다. 


가족에게 소속되지 못하고 거부당한 경험을 반복한 사람은 정체성,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커서 가정을 꾸리면 이런 심리가 가족들에게 무관심하고 자기 일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쳐지는 행동을 낳는다. 실제 속마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 모를 뿐이다.  소속감의 부재는 사랑과 인정에 대한 결핍을 낳고 이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된다. 


어린 시절을 외롭게 보낸 사람일수록 그것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성인이고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  현재의 모습을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한다. 



때론 '접촉'이 어떤 해결보다 나을 때가 있다.  가족 상담 전문가인 사티어는 신체 접촉을 권한다. 

동생을 괴롭히던 아이 부모에게 몸으로 놀아주고 마사지를 해주라고 했다.  3주후 놀라운 변화

서로 다투던 부부도 하루에 20분씩 손발을 마사지, 5분간 손을 잡고 서로 눈을 보게 했다.  관계가 달라졌다. 


 어릴적 트라우마가 많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지 못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스트레스 대처 시스템에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몸 상담심리학과 교수 Cheritine Caldwell 은 이 분야의 개척자다.  

그는 사람들이 몸에 남은 트라우마 해결을 위해  '자기 몸을 떠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중독을 말하는 것이다.

알콜, 니코틴, 도박, 게임, 섹스등으로 평상시 자신의 몸 상태에서 벗어나 트라우마의 고통에서 빠져 나오려 하는 것이다.  중독의 특성은 반복이다.  반복을 통해 우리 몸은 중독에 점점 더 익숙해진다. 


'넌 공부에 소질이 없어'  '무조건 일찍 들어와' 등 우리는 부모에게서 숱한 최면에 걸린다. 

의식 혹은 무의식에 자리한 최면은 커서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자녀, 부부사이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최면이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가족 최면에서 벗어나려면 가족에게서 나를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릴때는 부모의 가치와 신념을 무조건 믿으며 그것을 당연시 여기며 산다. 

가족 최면에서 벗어나려면 열린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폐쇄적 가족은 언제나 경직되어 있고, 무엇을 하면 안된다, 또는 해야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갖고 있다. 

겉으로 화목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알수 없는 불편, 긴장, 불안이 있다. 

개방적인 가족은 융통성 있게 가족의 일상을 움직이므로 가족 모두는 상황에 맞는 유연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새로 탄생한 가족은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치료 선구자 Ivan Boszormenyi-Nagy)  

부부는 자신의 뿌리가 되는 가족 전통과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Part 2. 배우자 선택의 숨은 이유


남녀가 서로에게 익숙한 모습을 발견하면 편안하고 끌리는 것이 사랑의 일반적 법칙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어린 시절 경험한 내 가족의 모습을 재현해 줄 사람에게 강하게 끌린다. 


우리는 익숙하고 친숙한 것에 편안해 하고 이끌린다.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통해 어린 시절 경험한 가정의 모습이 재현되기를 바란다

이를 귀향 증후군 (going home syndrome) 이라고 한다. 

그 어린 시절 경험이 긍정적, 부정적이든, 어린 시절 경험과 비슷한 상황을 재현해 줄 사람을 선택한다. 


결혼생활이 불행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부모와 유사하게 원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가족상담사 보웬은 불행한 결혼의 세대 전수는 잘못된 배우자의 선택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귀향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어린 시절의 가족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려면 먼저 자신의 가족을 객관적으로 바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얼마나 상처를 받고 힘들었는지 자기 감정을 제대로 헤아려야 한다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상처를 떠오르게 하는 기폭제를 피하려 한다. 

상처를 부인하거나 억지로 만회하려다 보니 오히려 불행이 반복된다. 

어릴적 상처를 직시하면 그 속에는 상처입은 내면 아이가 있다. 

내 느낌, 분노를 직시해 보자.  

내 안에 어떤 감정과 욕구가 있는지 인식하면서 공감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선함과 강함, 현명함을 갖고 태어났다. 다만 어렸을 때 우리가 길러진 방식 때문에 또는 부모가 우리에게 주었던 왜곡된 메시지 때문에 그러한 능력과 단절되었을 뿐이다. -Beverly Engel




P3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


가족 전체를 보면 문제가 보인다. 

시스템적 관점은 문제의 원인을 개인이 아니라 개인이 처한 환경에서 찾는다. 


 남편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풀고, 아내는 자식에게 풀고, 자식은 반려견에게 풀게 된다.  개인의 스트레스는 가족 안에서 개인의 것이 아니다. 


상담 사례

아이는 공부에 관심을 잃고 문제행동을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아이가 문제아가 되자 그렇게 싸우던 부부가 아들 일로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로 대화를 하고 문제해결 노력을 하면서 부부사이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문제를 일으켜야 평화가 유지된다는 무의식의 신념이 생겨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이나 갈등이 자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자책한다.  자신을 못되고 멍청하고 게으른 아이로 낙인찍고 일탈을 한다.  가족 내 갈등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보호받을 존재는 아이다. 


 어린시절 생존을 위해 부모의 사랑이 필요했다면, 성인에게는 주변의 인정이 필요하다.    - Eric Berne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일은 사회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필수적인 생존 에너지다. 

권력욕을 뒤집어 말하면,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일 수도 있다. 


부부는 여러 이유로 다투지만 숨은 동기는 누가 더 힘을 가질 것인가에 있다. 

애정 결핍보다 권력의 파워게임이 더 큰 위협요소다.



권력과 위계를 기준으로 하는 두가지 유형 


1. 종속적 관계 

위계가 확실하여 공개적으로 싸우지 않고 횟수도 적다.

한쪽이 참는 것이므로 갈등은 안으로 쌓여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위에 있는 쪽은 고립을 느끼고, 아래 쪽은 피해의식에 사로 잡힌다. 

종속 당하는 쪽은 수동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한다.   은밀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다.  자녀들과 편을 짜서 배우자를 왕따시키는 것이다. 

더 소극적으로는 몸이 아프다고 누워버리는 것이다. 


2. 대칭 관계 

힘이 비슷할 때 자주 싸울 수밖에 없다.  권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충돌한다.   자주 싸우기도 하지만 대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서로 이해하면서 민주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문제 가족 안에는 희생양이 있다. 


한 사회안에 불안, 불만과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가장 적은 대가를 치르고 일시적으로 가장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응책은 누군가 또는 일부 소수자들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책임으로 지목된 사람에게 증오와 분노, 그리고 적대감을 터뜨리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무마하고 일시적으로 질서를 찾는 방식이다.  유럽의 유대인 박해, 마녀 사냥이 기본 메커니즘이다.    


문제아 역할을 맡은 자녀는 억울하게도 여러 가족 문제의 원인 제공자로 비난 받는다.  한번 지목되면 가족내의 긴장과 불안에 극도로 예민해져 식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비난받을 짓을 하는 식으로 반응한다. 

역설적이지만 문제아는 나쁜 짓을 함으로써 가족이 느끼는 고통과 분노를 자신에게 돌리게 만들어 가족의 결속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족은 희생양의 역할을 통해 일시적 평화와 안정을 갖지만 가족 희생양이 된 자녀는 죄책감, 열등감, 불안감을 피할 길이 없다. 


엄마는 아들을 위해 서울대를 가라고 말하지만, 밑바닥에는 엄마의 욕망이 서려 있다.  영웅 역할을 맡은 희생양은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위임된다.  자녀가 하나의 사명을 안고 파견되는 사절단처럼 반드시 이뤄야할 과제를 떠 맡는다. 


남자의 외도


성실하고 인정받는 남자는 외도를 피해갈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일 수 있다.  

치열한 경쟁과 긴장속에서 관리 잘하고 인정받는 남자는 외로운 경우가 많다.   역할을 수행하느라 자기를 돌볼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에 깊은 외로움이 쌓여간다.  

한국 성인 남자들은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다 보면 점점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사라진다. 

친밀감의 결핍이 쌓이고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이 가슴에 자리 잡으면, 외도를 가능하게 할 상대가 나타났을 때 마음이 흔들린다. 


평소 성실했던 사람은 가정을 유지하느라 소모된 에너지를 외도를 통해 얻으려 한다.  일탈을 통해 고정되어 있던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남자는 바람피우는 상대가 결혼을 요구해도 피하면서 이혼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도를 하고 돌아온 날 아빠, 남편의 역할을 더 충실히 한다.  이는 전략적인 것이 아니고,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싶지 않은 바람 때문이다. 


배우자의 배반이라는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힘든 위기를 잘 극복한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에 대한 존중과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사건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 하기보다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허무주의, 비관주의에서 벗어나 주변과 타인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위기 극복에 성공한다.


가족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삼각 관계가 있다. 

자녀나 타인을 끌어들여 부부관계를 안정 시키고자 하는 유형을 가족 심리학자 보웬은 '삼각관계'라고 칭했다. 

삼각관계에 낀 자녀는 자라서 가정을 꾸렸을 때 자신의 가족을 지긋지긋하게 생각하거나 가족을 떠나려는 경향이 있다. 


너무 뛰어나서 넘기 어려운 아버지를 둔 아들은 절망한다.  아버지를 넘고 싶다는 소망은 일의 성공에 중요한 무의식적 동기가 되는데, 이것을 포기한 아들은 무기력하고 게을러 진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룬 성공의 그늘 밑에 안주해 버린다. 

 


가정은 세계를 축소한 하나의 소우주로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곧 가정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은 빙산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물 밑에 큰 얼음 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가족의 운명은 매일 벌어지는 일상의 그림자에 깔린 서로의 느낌과 요구를 이해하는데 달려있다.  -버지니아 사티어 




Part 4   행복한 가족의 비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 

자기애는 어떤 슬픔도 이겨 내게 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건강한 나르시시즘 , 자기애가 필요하다. 

자기애는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기분 좋은 느낌을 갖는 상태를 뜻한다. 

자기애는 유아기 부모에 의해, 특히 어머니를 통해 형성된다.   태어나 3년동안 아기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엄마다.  이 시기에 엄마와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훗날 어떤 사람에 의해서도 그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다. 


엄마가 웃으면 아기는 자신이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여긴다.   엄마가 안고 달래주면 아기는 안전함을 느낀다. 

욕구에 반응을 보여주면 자기가 중요한 존재라고 인식한다  


건강한 자기애는 자존감과 연결된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자기애가 부족하면 세상에 나가 쉽게 상처받고 좌절한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려고 위축되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  스트레스 해결 능력이 떨어져 쉽게 상처 받고 언제나 타인의 관심과 애정에 목말라 한다   그 욕구를 채우려는 마음에 남들을 조종, 통제, 착취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기 불신과 열등감, 자기 확신 부족 때문에 권력에 더 집착한다.   가벼운 비판이나 공격에도 금세 발끈하며 공격한다. 

이는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는 자기애를 손에 넣으려는 필사적 노력이다. 

그러나 애는 쓰지만 지쳐가면서 목표에는 이르지 못한다. 

어린 시절의 사랑 결핍은 노력으로 채워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자기애는 여성의 다이어트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한 여대생은 과식하고, 그래서 체중이 늘면 자책했다.  날씬한 친구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기가 쓸모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을 달래려 먹어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여대생을 힘들게 한 것은 체중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부족이었다.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이를 통해 자기가 더 형편없다고 느끼게 된다. 

사티어는 가족 문제의 시작이 바로 부부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부부 각자의 낮은 자존감을 소통을 어렵게 하고, 갈등을 유발하며, 자존감에 다시 상처를 입히게 된다.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20여가지가 넘는 감정이 올라온다고 한다. 

분노, 원망, 후회등은 가장 일반적 감정이고, 마지막에 자기 비하의 감정이 올라온다. 

'그럼 그렇지. 내가 어디 가겠어, 내 주제에..'   라는 마음은 그나마 남아있던 자존감 마저 더 떨어지게 한다. 

가족 갈등의 비극적 악순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홀로서기를 잘할수록 가족이 행복해진다.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에게서 성인 대접을 받고 인정 받기를 원한다. 

자녀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를 공격하는 방식은 대개 수동적이고 자학적 성격을 띤다. 

무기력한 모습, 학업 저하, 미래에 대한 의욕과 흥미 상실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성인기 초기를 보낸 자녀는 미래를 의욕적으로 준비할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 

이미 20대 중후반 나이가 되었지만 외형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부모 말 안듣고 대들기만 하더니 네가 이제껏 해놓은게 뭐냐'는 비난이 더해지면 안그래도 위축된 마음에 비수를 꽂는 격이 된다. 


물론 부모가 자녀의 성장을 의도적으로 방해할 리는 없다. 

다만 부모가 설정한 틀 속에 자녀를 강하게 끼워 맞추려다 보니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다. 


자녀를 떠나보내기 싫은 심리의 부모가 자주하는 말 


"너는 엄마 아빠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너는 세상 물정을 몰라"


듣기 싫은 말이지만 반복해서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부모의 시각으로 자신을 보게 된다.

이것은 내사  introjection 라고 부른다.  

부모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자기를 대하니 매사에 더욱 무기력해진다.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행동하는 자녀를 보는 부모는 자녀에 대해 가진 신념을 더 굳힌다. 

자연히 통제와 간섭은 더 심해지고, 자녀는 순응하지 않고 자기 주장을 하면, 비난과 잔소리가 늘어만 간다. 


어떻게 하면 이런 굴레를 끊고 성인이 된 자녀가 독립과 자율성을 얻을 수 있을까? 

원래 자녀의 독립에는 부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독립기에 놓인 자녀는 먼저 자기 가족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부모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성장해서 자신의 부모로부터 어떻게 독립과 자율을 얻었는지 탐색하면 도움이 된다.  많은 경우 답은 거기에 있다. 


부모 자녀 사이의 소통 회복의 첫걸음을 경청이다. 

내 생각을 잘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소통의 출발이다. 

평소 자녀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지 생각해 보자. 

자녀가 이야기 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쓸데없는 말 한다고 묵살하지는 않았는가 

언제나 내 말을 하려고, 내 생각을 전하려 하지 않았는가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훈계하고 소리 치지 않았는가

아이에게는 훈계하는 부모보다 경청하고 성찰하는 부모가 필요하다 



엄마 : "내가 저녁을 준비할게 너는 좀 쉬어라" 

딸 : "제가 할게요" 

엄마 : "너 피곤할텐데 .." 


엄마는 저녁을 준비하고 딸은 TV를 보았다. 

식사가 끝날 무렵 


엄마 : "에고 내 팔자야. 이 나이가 되도록 언제까지 집안일을 해야 하나.." 


엄마는 자기도 모르게 나온 말로 딸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다. 

늦게 퇴근한 딸이 안쓰러워 저녁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나이든 몸으로 음식을 만드니 몸이 쑤신다. 

언제까지 혼기 놓친 딸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할지 한숨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한 대상에 대해 애정과 증오, 독립과 의존, 존경과 경멸등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가는 양가감정이 드러나는 소통을 이중 메시지, 이중 구속 이라고 한다. 



양가감정이 드러나는 소통 

그레고리 베이트슨을 연구하면서 가족의 혼란된 소통 방식이 정신분열증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평하게 주고받아 관계 통장에 잔고를 많이 쌓은 부부는 어떤 위기가 와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반대로 잔고 없이 마이너스로 살면 부부는 카드 돌려막기 식으로 버티다가 조그만 위기나 스트레스 앞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자아 분화에 대하여 


잘못된 싸움 방식을 가진 부부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아 분화가 발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신 분석적  개념인 자아 분화는 자녀가 얼마나 엄마로부터 분리와 독립을 할 수 있는 가를 의미한다. 

아기가 거울에 비친 모습을 유심히 살피는 것은 자아 분화의 시작이다. 

자기를 본다는 것은 아이가 이제 엄마로부터 자기를 독립적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자아 분화가 발달한 사람은 감정을 이성적으로 잘 통제하고 조절한다. 

가족은 감정의 덩어리다. 

가족 구성원은 밖이 아닌 가족 안에서 더 감정 반사적으로 행동한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vs. 아닌 사람 

차이는 스트레의 양이 이난, 다루는 방식에 있다. 

스트레스 해결을 못하는 사람은 자아분화가 낮은 사람이다. 

결국 자아분화는 외부 환경이 아닌 자기 내면 상태다.  


예를 들어보자. 


선배가 전화에 열중하느라 내 인사를 안받고 지나쳤다. 

1.자아분화 낮음 -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화를 낸다.  상태를 탓한다. 

2.자아분화 중간 - 자기탓으로 돌린다. 자기가 뭔가 잘못해서 선배가 외면했다고 생각. 잘못한게 있으면 용서해달라고 한다.

3.자아분화 높음 - 선배도 자신도 탓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는다.  선배에게 가서 자기가 아는척을 했었다고 말한다.   "선배, 인사를 해도 못 알아보고 무슨 통화를 그렇게 열심히 한거예요?"   여기에 네탓, 내탓이라는 책임 추궁이 없다. 


세가지 경우 모두 상황은 동일했다. 자아분화가 낮은 사람은 상대 (또는 상황) 떄문에 어쩔 수 없이 화를 냈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자아분화가 높은 사람은 사고와 감정이 균형을 이룬다. 


어릴적 형성된 자아분화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성인이 되어 변화시키려면 자기와 타인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에 즉시 감정 대응하지 않고,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불안을 안겨준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대응한다.  위기와 스트레스에 무의식적, 즉각적, 감정적 대응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자신의 즉각적 욕구를 누르고 통제하는 능력은 결국 부모가 아이를 적절하게 좌절 시키는 훈련 속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독일에서는 권태에 빠진 청년 치료를 위해 해양 구조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한국은 해병대, 일본은 승마학교 에 보내기도 한다.  


쉽게 저절로 얻어지는 평화나 기쁨, 행복은 없다. 

건강한 가족을 위해서는 욕구의 유예, 고통과 불편함에 대한 인내가 모두 필요하다. 

가정은 단지 서로를 보듬어 주는 최후의 보루, 따뜻한 둥지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언젠가 둥지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날갯짓을 할 힘을 길러 주는 곳 역시 우리 가정이다. 

그런 관계가 가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자아분화다. 

정신적으로 홀로서기가 된 두 사람이 서로 만나 결혼해야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 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결혼하기 전이라면,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결혼을 했는데 더 불행해 졌다면 자신의 어떤 부분이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꼭 되돌아 보아야 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모로 부터 인생에 필요한 것을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잘못된 선입견만 주입받는다. 

자기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 독특한 존재라는 것, 그래서 용기를 갖고 자기를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 그것을 알아가는 데에는 1차적으로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내가 그런 환경을 누리지 못했음을 원망' 하기 보다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 하면 좋겠다.  

그렇게 선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전체 사회도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니 말이다. 


 

필자의 커뮤니케이션 7영역에 대입해보자. 

 1. 자신과 소통 - 위닝 마인드 (Winning Mind)

 2. 상대와 소통 - 결과중심 소통 (Result-Focused Communication) 

 3. 다수와 소통 - 프레젠테이션 (Presentation) 

 4. 설득적 소통 - 디베이트와 협상 (Debate & Negotiation)

 5. 리더의 소통 - 멘토링, 코칭 (Mentoring, Coaching Leadership)

 6. 조직의 소통 - 조직 문제 해결과 오픈스페이스 (Problem Solving by OpenSpace Technology)

 7. 문화적 소통 - 조직내 문화, 세대간 소통 (Org. Culture & Generation gap)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대하는 좋은 태도, 사람을 대하는 좋은 태도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된다.  그 결과 외부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을 믿고 헤쳐나갈 수 있으며, 인간관계상의 문제에서도 여유공간을 갖고 건강한 태도를 유지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면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고, 갈등을 조화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꼬여있는 모든 관계의 첫 실마리는 가족에게서 출발하니 말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도 그랬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워낙 오랫동안 축적된 이슈, 패턴화된 이슈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필자의 경우도 가족 구성원의 태도가 바뀐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가 바뀌면서 해결이 되기 시작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일에서의 관계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게 된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5분책읽기)NLP와 건강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