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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May 20. 2020

당신의 비주얼을 책임질 표정, 자세, 손

듣는 이들에게 '준비되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까? 

사람들 앞에서면, 당신의 입보다는 얼굴 표정과 몸이 이미 말을 하고 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자신감에 찬 얼굴표정과 기본 자세를 갖춘 사람들은 청중에게 '준비되었다'는 인상을 주며, 실제로도 그렇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소심하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자신감 있는 자세와 표정을 갖추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몸이 자동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앞에 앉은 청중이 중요한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진다.   본인은 공손한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청중이 보기에는 그저 긴장한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발표자게도 좋지 않지만, 청중에게도 결코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청중의 입장에서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앉아 있는 이상, 준비된 사람의  자신감있는 발표를 들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의 연습을 통해 최소한 '준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그러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먼저 말을 하고 있는 바디랭귀지를 신경써야 한다.  그 바디랭귀지의 기본 요소가 되는 네가지, 표정, 시선과 기본자세, 손위치를 간단히 알아보자.   



1. (얼굴) 표정


단적으로 말하자면 얼굴 표정은 내용의 성격, 발표자의 의도, 청중의 성향을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는 것이 제일 좋다.  진지하게 끌고 가고 싶으면 살짝 인상을 쓰는 것도 좋고, 좋은 분위기로 이끌고자 한다면 살짝 미소를 머금는 것도 좋다.  그렇다.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하나 있다.  내가 의도한 표정이 청중에게 읽히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상대의 표정이나 말투를 '각자 제멋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친근해져 보겠다고 웃었는데 어떤 이에게는 '비웃음'으로 비쳐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발표가 있다면 한번쯤은 거울을 보고 '의도된 표정'을 지어보라.  그리고 그 의도대로 읽혀지겠는지 보라.  배우자 등 솔직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표정을 보여주고 어떻게 보이는지를 물어보라. 서구권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한국인은 꽤나 포커페이스다. (물론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미드 곳곳에 그런 선입견이 반영되어 있다.)   포커를 칠때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발표를 할 때는 의도한 표정을 명확히 만들고 오해를 받지 않는 편이 훨씬 좋다.  


이 표정은 화난 것일까?  진지한 것일까?  단지 평소의 표정인 것일까? 


2. 시선과 기본 자세


좋은 시선 처리는 얼굴 표정의 절반을 좌우한다.  지난 12년 이상 수많은 참가자들의 발표를 보면 절반 이상은 몸이 슬라이드를 띄운 스크린을 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스크린은 (언제나 그렇듯) 청중을 보고 있지만 정작 발표자는 청중을 보지 않고 있게 된다.  필자는 종종 이렇게 묻는다.  "청중에게 설명 또는 설득을 하는 주체는 스크린의 자료입니까? 당신입니까?"  그렇다.  주인공은 당신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정작 관객 (청중) 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런데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발표의 내용도 많고 복잡한데다가, 내가 아직 내용을 100% 숙지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다고.  다음에 발표나 리허설의 기회가 있다면 한번 테스트 해보라.   몸의 위치를 청중 쪽으로 하더라도 허리나 고개를 살짝 돌리면 스크린이 잘 보임을 알게 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청중과 함께 스크린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항상 기본 자세와 시선은 청중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에 맞게 연습해야 한다.   



3. 손의 위치


긴장을 하게 되면 두 손을 배꼽 아래로 공손히 모으는 자세, 팔목이나 팔꿈치를 잡는 자세를 무의식적으로 취하게 된다.  이런 자세가 청중에게 '공손하다'는 인상을 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지가 않다.  서두에 말한 것과 같이 청중은 본인들의 시간이 의미있기 위해서라도 당신에게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
 발표시 손의 기본 위치는 사실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배꼽 앞에 손' 또는 '편안하게 내리고 있는 손' 두가지다.   기상 캐스터를 비롯해 강연 프로그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손의 위치에는 수많은 NOT TO DO (하지 말것) 이 있지만, 다 잊어버리고 'TO DO' (할 것) 두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이런 기본 손의 위치가 잡혀 있어야 이후에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이상의 세가지는 말과 글로 설명하기에는 쉽고 간단한 것이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그러하듯, 몸에 온전히 익히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다음에 사람들 앞에 설 일이 있다면, 미리 거울로 몇가지 얼굴 표정을 지어보고, 청중을 향해서, 배꼽 앞에 손을 위치한 상태로 진행해 보라.  그렇게 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어색하다고 (당연히) 느끼지만, 청중의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더 나은 발표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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