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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ul 10. 2020

청중에게 질문하면 발표의 몰입도가 확! 올라간다.

발표시 질문 활용법과 주의점

발표자가 청중에게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있고, 청중과의 관계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의미가 된다. 필자가 워크샵에서 늘 말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청중은 발표자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발표자가 성공했다는 것은 청중이 투자한 본인의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꽤나 까탈스럽고 화나 보이는 표정의 청중을 포함한다.)  발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세가지 유형의 질문 방법, 그리고 주의해야할 세가지 포인트를 알아보자. 


질문 유형 1 - 직접형

    "오늘 발표할 OOOO에 대해 다들 관심 있어서 오셨습니까?" 

말 그대로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경험해 보았겠지만, 이렇게 질문을 했을 때 경험하는 어려움은 바로 '아무도 답하지 않는 것'이다.  청중이 아직 어색해서 그럴수도 있고, 단순하게 답을 몰라서일수도 있다.  이런 경우 당황하지 말고 청중 중에 한 사람과 눈을 분명하게 마주치면서 다시 질문하면 된다. 


"어떠신가요?"


확률적으로는 매우 드물지만, 이런 질문에 부정적이거나 시니컬하게 단답형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는 앞으로 발표하게 될 내용과 반대되는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답을 듣게 되었더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발표자 - "오늘 발표할 OOOO에 대해 다들 관심 있어서 오셨습니까?" 
청중 - (뚱한 표정으로) "아뇨. 그냥.."
발표자 - "네, 어쩌면 OOOO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 발표를 통해 생각이 조금은 바뀌지 않으실까 기대하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핵심은 이렇다.  청중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질문을 주저하지 마시라. 청중의 마음, 생각을 안다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발표에 도움이 된다. 


질문 유형 2 - 간접형


질문의 유익을 이해하지만 도저히 질문할 만한 상황이나 분위기가 아닌 경우가 있다. 발표 시간이 너무 제한적이거나, 청중과의 거리감이 너무 크거나 (나이차, 직급차가 큰 경우), 청중이 적대적인 상황이 있을수도 있다. (어떻게 하나 한번 두고 보자는 생각을 하는 청중)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화법이 '간접형 질문'이다.  그렇다.  이것은 질문이라기 보다는 질문의 형식을 띠고 있는 강력한 화법이다.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첫째, 질문을 하고, 둘째, 잠시 쉬었다가, 셋째, 발표자 스스로 답하는 것이다. 


    "오늘 발표할 OOOO에 대해 다들 관심 있어서 오셨습니까? (충분한 침묵) 큰 관심이 있는 분도, 약간의 호기심만 있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발표를 통해 OOOO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 화법은 특히 목소리 성량이 크지 않고, 전체적으로 표현의 다이나믹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쓰기에 매우 유용하다.  억지로 강조하지 않고도 듣는이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적 접근이기 때문이다.  이 화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침묵을 충분하게 쓰는 것이다. (평균 5초 내외를 쓰면 무게감이 있어 보여서 좋다.) 


질문 유형 3 - 설문형


청중이 다수인 경우 효과적이다. 특히 청중이 많은데다가 산만한 경우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설문형은 앞서 던진 질문에 '선택지'를 추가해서 물어보는 방식이다. 


    "오늘 발표할 OOOO에 대해 다들 관심 있어서 오셨습니까?  우선, 관심있다하는 분 손들어 보세요.  좋습니다. 그럼 등떠밀려 왔다 하는 분 손 들어보세요" 


이렇게 질문을 했을 때 한국의 청중은 적극적으로 손을 드는 편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업종마다 흥미로운 차이가 많기는 하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이 있다. 이렇게 설문형 질문을 사용하면 청중들은 잘 손을 들지는 않지만, 주제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생긴다는 것이다.  일종의 군중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컨퍼런스에서 오프닝이나 격려사를 해야하는 사장, 임원분들을 컨설팅할 때 권하게 되는데, 현장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주의점 1 - 난이도를 조절한다.


어떤 유형의 질문이든 고려해야할 세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그 중 첫번째는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이 틀렸을 때 곤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본부장급을 대상으로 한 워크샵의 후반부에 사장님이 과정을 참관하러 들어오셨다. 마침 본부장 한 분이 막 발표를 시작하려던 시점이었다.  워낙 다들 열심히 수업에 참가했는데 해당 발표자는 더 열의에 넘치는 분이었다.  오프닝을 하면서 과감하게 참관하는 사장님께 질문을 던졌다.


    "사장님, 우리가 취급하는 제품이 세부목록을 포함하면 몇 종류가 되는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다행히 사장님은 정답과 거의 일치하는 답변을 하셨고 분위기는 상당히 좋게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만약에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자리였고, 사장님이 그런 세부사항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는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질문은 가급적 대답하기 쉬운 것으로 하는 것이 좋다. 쉬운 질문을 던졌는데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면 그 시점에 추가적인 질문을 던지면 된다. 


주의점 2 - 장황해지지 않도록 한다.


질문 자체가 길어지면 안된다. 난이도와도 관계되는 것이지만, 질문이 장황해지면 오히려 청중에게 혼란을 주기만 한다. 특히 발표의 초반부에 장황한 형식의 질문을 하게 되면 발표 전체에 대한 인식이 '어렵다' 또는 '복잡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발표라면 불가피하게 길어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질문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하면 좋다.  


    "이번 연구의 접근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는데, 그 시점과 연구 대상자의 선정, 그리고 최종 결과물의 신뢰성 등 여러 포인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문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연구의 접근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연구 시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연구 시점이 적절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후로 주제별로 순차적으로 질문) 


    배경과 맥락을 모두 알아야만 할 수 있는 질문, 답변 자체가 길어질 수 밖에 없는 형식의 질문은 다수의 청중이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답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만 알고 있으면 된다.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질문을 던지면 되고, 답이 없는 경우 앞서 말한 후속 전략을 쓰면 된다. 


주의점 3 - 머뭇거리며 질문한다.


    의외로 자주 발견된다. 발표자 스스로가 자신감 없이 질문을 하는 경우다.  똑같은 질문이지만 앞에 선 사람이 머뭇거리며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청중은 잘 대답하지 않는다. (발표자가 애처로워서 어떻게라도 호응해주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목적성이 있는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는 강의를 하면서 성실하게 스크립트를 쓰고 외우는 것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워크샵은 유연하게 핵심만 전달하는 감각을 키우는 훈련을 주로 한다.)  그런데 핵심을 찔러주는 질문은 단순화해서 외우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외워둔 질문을 청중을 온전히 바라보며 정확하게 던지라고 말한다.  질문을 준비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애꿎은 (별 내용도  없는) 슬라이드를 힐끗힐끗 바라보거나 말 그대로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상태로, 더듬거리며 말할 수 있다.  질문은 청중과 상호작용을 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상대방을 보면허 해야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마치며 - 질문은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청중과 상호작용하고 오프닝에 분위기를 장악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방법 중 질문 기법은 단순하면서도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질문과 상호작용이 없다면 당신의 발표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과 다름 없게 될 수 있다.  몰입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청중과 질문하고 상호작용 해보라.  쌍방향 소통이 생겨나면 내용의 전달도 설득도 훨씬 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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