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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Mar 27. 2021

커뮤니케이션 오류, 누구의 문제인가요?

남탓은 할 수 있지만 내 실력은 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매일같이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대하는 기본 태도를 생각해 보고, 
내가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 왜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지, 
어떻게 맞춰주면 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해서 그러는데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팀장, 임원) 


    "강의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우리 팀장(임원)님이 먼저 들으시면 좋겠네요." (구성원)


코칭, 강의 초보 시절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강의를 하기 전에 조직 책임자를 만나 니즈를 듣게 되는데요. 조직 책임자는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부족해서 일이 잘 진척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의뢰를 했겠지요? 그런데 정작 교육을 해보면 직원들보다는 리더의 문제가 더 크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력이 쌓이고 나니 강의에 만족한 회사를 중심으로 코칭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임원과 팀장을 먼저 코칭을 하고 그 이후에 소속 팀원으로 확장하여 워크샵을 진행하니 대부분 효과가 훨씬 좋았습니다. 임원과 팀장이 먼저 본인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고치는 노력을 함과 동시에 직원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리더가 본인의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주면, 구성원들도 리더를 비난하는 대신 마음을 열고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가장 이타적인 것이 가장 이기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소통을 하다보면 오류가 생겨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나는 문제가 없고 주위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성장과 변화는 없습니다. 나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는 나는 바꿀 것이 없다는 것이고, 결국 성장과 변화 역시 없다는 것이 됩니다. 역설적이지요?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지속하면 결국 이익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은 유지하지만 상대중심으로도 생각합니다. 본인이 말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말을 잘하면 당연히 상대방이 더 잘 이해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화려한 언변에, 빠른 속도로, 전문용어를 막힘없이 써가며 프레젠테이션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기 때문에 못알아 듣는 청중이 있습니다. 청중의 눈높이와 맞지 않았던 것이죠. 막힘없이 말을 잘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아닌 것이죠. 그러니 나의 중심은 있지만, 상대의 입장도 생각하고 맞춰주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데, 상대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습관화되면 점점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전하게 됩니다. 

    이런 태도와 습관을 쌓으면 사람들은 나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나의 말을 더 신뢰하게 됩니다.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이 쌓이면 내가 하는 말의 양은 줄어드는데 파급력은 오히려 더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이타적 커뮤니케이션은 결국 가장 나에게 이로운, 달리말해 가장 이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맞춰줄 수 있는 능력은 곧 나의 선택권이 됩니다.


    조직에서 리더가 바뀌어야만 구성원들도 바뀔 수 있는 것일까요? 리더가 바뀌면 조직 전체가 빠르게 바뀌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직 생활을 해 본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나와 마음이 딱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럴때마다 그 사람을 욕하다보면 잠시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와 딱 맞지 않는 사람과의 업무는 사실 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관점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더가 바뀌지 않아도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리더에게 맞춰줄 방법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왜요?"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네, 말로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마음이 쉽게 들지 않습니다. 다만, 맞춰줄 수 있지만 맞추기 싫어서 안하는 건 괜찮습니다. 내 자유니까요. 하지만 맞춰주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것은 문제겠지요? 상대에게 맞춰주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일단 내가 편합니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으니까요. 그냥 지금까지 해온 내 방식 하나만을 갖고 사회 생활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어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본인입니다. 일상의 관계에 있는 가족, 친구들은 나를 목적 중심으로 대하지 않고,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받아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서로가 목적하는 바가 뚜렷하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직장인들에게 무엇이 힘든지를 설문조사하면 '인간관계'가 항상 상위에 나오는 이유겠지요? 리더가 바뀔 때에만 구성원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 구성원 스스로를 '종속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을 한번 바꿔보세요. 경험적으로 아시겠지만 내가 푸념하는 대상인 상대방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바꾸려고 들면 정말이지 내 정신건강만 나빠질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 생각과 푸념을 잠시 멈추고 잠시 관점을 바꿔 나의 책임이라고 한번 해보겠습니다. 




당신에게 난감한 상사, 리더가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왜 항상 그 모양입니까?" 

이런 식의 심한 질책을 받았다고 생각해 볼까요? 그런 경우에는 일종의 정석적인 대응 방법이 있습니다. 질책을 한 사람에게 요청하는 것이지요. 내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면 좋겠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나름 용기를 내어 물어봤는데 이런 답을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걸 하나하나 알려줘야 합니까? 이제 일한지도 꽤 되었잖아요?" 

네, 커뮤니케이션이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이렇게 말해 볼수 있습니다. 


"중요한 일을 맡기셨다고 생각해서요.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여쭤봅니다." 

사실 상대방이 조금만 더 따뜻하게, 구체적으로, 배려하는 말을 해주면 해결될 일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일할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능력을 가지면 나에게 선택권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래야 필요할 때 맞춰줄 수 있고, 나에게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반대로 당신이 누군가의 상사, 리더라면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왜 내 말을 똑바로 안듣는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내가 말을 할 때 상대방의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했다는 뜻이겠지요?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우선적인 것은 상대방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말을 풀어나가는 것이지요. 또 내 말투가 재미없는 것일 수도 있고, 초반에 강렬한 한방이 없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주로 이런 기법은 프레젠테이션의 도입 기법을 참고 할 수 있습니다. 

"왜 했던 말을 또하게 만들지? 왜 내가 한 말을 기억 못하는거야?"라고 생각했다면 내가 말을 장황하게 했거나 맥락없이 단순하게 말한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의 키워드, 핵심 포인트를 명확히하고, 대화를 마무리하기 전에 한번 더 간결한게 짚어가며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잘 모르겠으면 나한테 먼저 물어 봤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역으로 왜 상대방이 나에게 먼저 물어보지 않은 이유를 살펴야 합니다. 상대가 무슨 말만해도 내가 벌컥 화를 낸 것은 아닐까요? 조언이라는 명목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교정을 하지는 않았을까요? 근본적으로 나와의 신뢰관계가 무너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내가 개선할 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개선되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태도도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일단 그 기대는 접어두세요. 상대의 태도가 바뀌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이 없어야 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도, 내 커뮤니케이션의 주인도 내가 되면 그만입니다. 나도 바꾸기 쉽지 않은데 남을 바꾸는데 소중한 에너지를 쓰지 마세요.


한창훈 (Peter Han)   피터의 커뮤니케이션 

https://www.peter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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