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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의 유희 Mar 18. 2017

<양자역학 사용설명서> 독해

뽀개 뽀개 양자역학 사용설명서 

주의.

다음 독해는 김상욱 교수님의 글 전체를 독해 하는 것이 아닌, 부분 부분 내 맘대로 떠오른 생각들일뿐. 그래서, '양자역학 사용설명서의 독해' 라기 보다는 놀공스타일로 '양자역학 사용설명서 뽀개뽀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내 맘대로 찾은 의미들의 나열이다. 좀 있어보이게 노력해 보자면 '양자역학으로 일상 철학 하기' 쯤 되겠다.


양자역학! ㄱ멋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움직이는 물체는 결국 정지한다는 운동법칙을 제시했다.
근대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법칙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된다.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참 멋지다. 

우리는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지 한 참 흐른 시간속을 살고 있지만, 

틀림없이 그것이 사실에서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그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생각이 순식간에 점프해 버린 순간. (아, 이것도 내 딴에는 뭔가 양자역학스럽다) 

틀린것을 알게된 그 때, 그 순간에 있었다면 얼마나 신났을까?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내가 믿고 있는 사실들이 틀렸다는 것을. 

그것을 깨닫는 시대, 순간을 살고 있다면 좋겠다.


세상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고, 세상은 뉴턴역학으로 기술되는데,
원자는 왜 뉴턴역학으로 기술도지 않을까?
...
사실 원자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영역이다.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세상이라니.

우리의 경험에 근거한 직관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내가 살고 있는 현재 이 공간에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

멋지다!

Space of Possibilities

지금 여기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 된다.

모든 것이 가능성이다!!



원자는 파동과 같이 행동한다. 물위에 돌멩이를 떨어뜨리면 물 표면에 동심원의 파동이 퍼져나간다. 원자는 바로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 그렇다고 원자가 물결같이 출렁출렁 움직인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는 의미다. 당신이 배우 '공유' 같이 행동한다고 해서 공유가 아닌 거랑 비슷하다.


원자는 파동의 성질을 갖는데 파동처럼 움직이지는 않는다니.

무용수의 성질은 가지고 있는데 춤은 추지 않는다. 뭐 이런걸까?

그럼 파동은 뭘까? 무용은 뭐고 춤은 뭘까?

정의가 답, 끝이 아니라 질문, 또 다른 시작점이다.

양자역학은 정말 멋지구나.


하나의 에너지에서 다른 에너지로 에너지가 변할 때 중간단계 없이 어떻게 변한다는 말인가?
양자역학은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한다.
그렇다면 양자역학은 불완전한가? 아니다.
양자역학의 표준해석에 따르면 질문이 잘못된 거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에서 당연한 것이 원자세계에서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문단 하나 하나가 머리 가슴을 마구 헤집는다.

하나의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변할 때 중간단계가 없다는 것은 처음에는 '측정단위가 아직 없다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었는데 (지금까지 이해하는) 양자역학으로 보자면 그냥 없는거다. 점프한다. 변한다. 

모든 창작과정도 이러하다. 모든 생각은 대부분은 단계가 필요하고 또 어떤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그 단계에

서 단계로 점프한다. 어느 순간 모르던 것을 알게 된다. (아 왠지 양자역학은 이런건 아닌것 같지만) 아뭏든 나에게는 변화가 너무 생생하고 신난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에서 당연한 것이 원자세계에서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는 부분에서는 정말 마음이 짠하다. 생각은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나의 생각은 내가 경험 했던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고 나의 경험이 나의 한계를 만든다. 나의 한계를 넘으려면 나의 경험을 넓혀 나가야 할 뿐이다. 내가 모르는 그런 법들

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 순간이 존재인 나에게 행복한 순간 아닐까?


뭐가 이렇게 어려울까. 그냥 원자의 위치를 시간에 따라 계속 추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게 안 된다는 게 문제다. 이제 숨겨둔 비밀을 말할 때가 온 거 같다. 원자를 측정하면 그 상태가 변한다. 내가 원자를 보면 원자의 위치가 무작위로 바뀐다는 말이다.
... 우리가 원자를 보는 행위 자체가 원자의 상태를 바꾼다.


원자를 측정하면 그 상태가 변한다. 내가 원자를 보는 행위 자체가 원자의 상태를 바꿀수 있다고 한다. 

양자역학 사용설명서는 한줄 한줄이 감동이다.

내가 단지 바라보는 것으로 무엇인가의 상태. 존재에 변화를 줄 수 있다니. 내가 누군가, 무엇인가에 이렇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변화의 가치가 뭔지는 묻지 말자. 김상욱교수님의 의도와는 전혀 맥락이 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바라보면 변하는 원자라니. 그런 나를 또 너를 알고 싶어지는 구나.


물론, 과학을 배우고 싶은 학구적 마인드의 질문도 많다. 예를 들어 측정한다의 어떤 행위가 트리거가 되어서 상태 변화를 일으키는지. 측정행위와 변화 트리거 부분에 대한 질문이 궁금하지만, 왠지 질문을 하면 더 많은 혼돈과 질문을 만들것 같은 불안, 아니 기대감이 생긴다.


김상욱 교수님의 글, 그리고 양자역학은 열페이지정도의 짧은 글이지만, 하루를 설레이게 만든다. 그런 생각들이 알고 싶고 그런 글들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김상욱 교수님, 감사합니다.



ps. 김상욱 교수님의 <양자역학 사용설명서> 를 읽기 위해 그간 구경만 하던 Skeptic을 9호째가 되어서야 구매했다. 표지의 글제목만 호기심가던 과월호도 이참에 하나씩 읽어볼까 싶다. 꽤 끌리던 제목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일단 이번호에서 다음 읽을 것은 '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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