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정희재
#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란 나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트렌드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인생을 버틸 수 있는 여유와 창의력을 길러준다.
# 세상이 온통 스마트해지길 권하고, 반드시 소유해야 할 목록이 늘어 가는 요즘이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또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권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시대의 유행을 쫓아가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될 것처럼 위협하는 자본의 부추김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소신이 없다면 늘 불안, 초조, 불만족에 시달리며 살 수밖에 없다.
# 우리를 얽매는 수많은 의무가 있기에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리는 배짱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라고 해서 무기력하거나 나태하게 사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후쿠다 미노루라는 시인이 말했듯"게으름을 피운다고 해도 사회가 강요하는 가치에 대해서 그러는 것이지 스스로에게 그러는 것"은 아니기에.
#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란 없다. 헛되이 거저 지나가는 시간이란 없다.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인 성급함과 욕심 때문에 다만 실감하지 못할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