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中 필사
불행보다도 더 인간이 신경을 쓰는 것은 거의 없다.
우리의 삶은 위로받지 못할 이유들로 가득하다.
연약한 육체, 변덕스러운 연애, 불성실한 사회생활, 위태로운 우정, 무뎌진 습관 등등.
이렇게 끈덕진 불운에 직면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소멸할 것이라는 것보다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은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된다면 삶은 갑자기 놀라운 것으로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 - 우리의 삶 - 이 얼마나 많은 계획, 여행, 연애, 연구 거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미래에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러한 일들을 끝없이 미루는 우리의 게으름은 이것들을 숨깁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루기를 영원히 불가능하게 하는 위협이 생기면, 삶은 다시 얼마나 아름다워질까요!
아! 대재난이 이번에 일어난다고 한다면,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의 새로운 갤러리를 방문하고, X양의 발아래 우리를 던지고, 인도로 여행을 하고야 말 텐데요.
대재난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느 것도 하지 않을 테지요.
왜냐하면 다시 정상적인 삶의 심정으로 돌아가게 될 테니까요.
거기서는 무관심이 소망을 죽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삶을 사랑하기 위해 대재난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이고, 죽음이 오늘 저녁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테니까요.
죽음이 임박했을 때 갑자기 생기는 삶에 대한 애착은,
우리가 흥미를 잃은 것이 목적 없는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일상적인 형태라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불만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돌이킬 수 없도록 음울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특정한 방식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자신의 불멸성에 대한 습관적인 믿음을 버린다면,
우리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안히만 영원하게 보이는 존재의 표면 아래 숨어있는 수많은 시도되지 않은 가능성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