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Feb 12. 2017

스노우버드..Snowbirds

@nevada and california

아들이 찍어 보내온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에 이렇게 눈이 덮혀 있을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캐나다의 정중앙 대평원 지역에서 나와 함께 호텔을 운영하고 있던 아내는 토론토에 있는 아들과 라스베가스에서 합류하며 여행을 시작했는데, 라스베가스를 캠프 사이트로 삼으며 유타와 네바다 쪽의 각종 canyon들을 둘러 보고 있는 아내와 아들이 보내온 사진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거다. 당연히 반팔 티를 입고선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 다니고 있을 모자를 기대 했건만 눈폭풍 이야기와 함께 눈이 가득한 시베리아류의 사진들을 보내오니, 이러려고 내가 여행을 가라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눈은 여기도 차고 넘치건만. ㅎ

엄마는 다큰 아들의 모습을 제대로 사진에 담아냈다. 내가 바라던대로 모자는 드디어 더운 곳으로 내려와 모하비 사막에서 기지개를 편 모양이다. 이 휑뎅그렁한 큰 호텔에서 독수공방하는 애비지만 두 모자의 여정이 눈에 너무 선하다. 참 자주도 다녔던 길이다. 모자는 LA의 한식당에서 족발을 먹고 산타 모니카 해변을 잠시 거닐다 라스베가스로 다시 돌아 온 모양이다. 새벽 네시에. 우리 가족들은 웬만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내가 사는 이곳의 주민들은 겨울이면 라스베가스나 텍사스, 혹은 아리조나로 내려가 겨울내내 지내다 봄이 오면 다시 돌아오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을 일컳어 snowbirds 라 부른다. 철새처럼 추위를 피해 철마다 이동한다고. 스노우버드들이 워낙 많다보니 스노우버드 연합등의 커뮤니티들도 많다. 나도 은퇴하면 스노우버드 처럼 겨울엔 남쪽으로 날아와 살다 돌아오곤 하겠지.


bon voyage sweeties.

매거진의 이전글 비오는 날의 수채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