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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Feb 15. 2017

캐나다스러움.. 드래곤보트 경주

dragon boat racing@toronto islands

캐나다에서 십년 동안이나 살고있는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드래곤 보트 경주 만큼 캐나다의 정체성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유쾌하고도 명확하게 이미지화 시키는 것도 드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과 뒤에서 북을 치며 나아갈 방향을 잡고 의기를 돋궈주는 두명의 리더들과 촘촘히 어깨를 나란히한 스무명이나 되는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를 젓는다. 그들의 피부색은 모두 다르다. 희잡을 쓴 얼굴, 떠꺼머리 동양계, 가무잡잡한 인도나 중동계, 그리고 흑백 청년들.. 하지만 똑같이 만면한 웃음을 지으며 혹은 단호하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다같이 한방향으로 노를 젖는다. 이들 구성원의 서로 다른 모국어나,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 그리고 피부색과 정치 성향, 교육수준의 차이, 혹은 성적 취향 조차도 드래곤 보트를 한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데 하등의 방해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가 그러하듯.

2012년 6월 이틀간 개최된 24회 토론토 국제 드래곤 보트 경주 대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백여 팀이 참가한 대규모 축제성 행사였다. 남녀노소 참가자들의 가족 친지들이 모두 참여하는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행사이기도  했다. 당시 대학 신입생이었던 딸래미는 토론토 대학 공대 팀으로 참가했는데 입상은 못했지만, 첫날과 둘쨋날 최선을 다해 랩 타임을 끊었고 학우들과의 값진 우정도 쌓았을 거고 경기를 위해 지난 한달여의 훈련 기간 동안 공부 이외의 것들도 많이 배웠으리라 기대되었다.

 난 딸아이를 아침 일찍 경기가 있는 모임 장소로 데려다 주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고, 아이를 데려다 주고 나서 6시 30분 티업 시간에 맞춰 시내에 있는 클럽에서 친구와 가벼운 9홀 골프와 아침 식사를 마치고선 녀석의 경기 모습을 담기 위해 다시 토론토 섬으로 향했다. 토론토 대학에서만 각 단과대 별로 20여 팀이 참가하는 바람에 결국 녀석의 경기 모습을 담지 못하고 여러 팀들의 모습들만 잔뜩 담아 왔는데,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경기장을 떠나면서 찍은 마지막 보트들 중에 딸아이가 경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옆 모습이 보였다. 운좋게도 ㅎ

보트 경기 전 출전 준비중인 녀석을 잠시 면회했었다. 뒤돌아 봐줘 고마워.. 딸램~~ ㅎ

캐나다나 미국 공히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국가지만 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모든 이민자들을 국가 정체성에 일치되게 정렬시켜 미국인으로서의 가치를 가진 시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미국에 반해, 캐나다는 이민자들의 종교, 문화, 언어 그리고 관습적 백그라운드를 유지 시키며 인간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공통선을 추구하게 하는 모자이크 국가를 지향한다. 캐나다 시민으로서의 의무는 열심히 일해 자신과 가족을 돌보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선을 베풀며 준법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회로 지속적으로 편입되는 이민자들의 출신국에  따르는 그 외에 모든 다양성은 존중 받아야 하는 가치로 유지되고 있다. 전세계가 우익화, 무역 보호주의화 되어감과 동시에 난민과 이민 유입에 대한 차단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글로벌 상황에 따라 캐나다에서도 극우적 잡음이 발생되기 시작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분규에 비해서 그 규모나 사회 정서적 충격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미미하다.

토론토에서 살면서 매년 봐오던 드래곤 보트 경주는 캐나다인으로서의 내가 모자이크 국가로서의 캐나다를 재확인하는 평화롭고 가슴 뿌듯한 이벤트였다. 더군다나 캐나다의 미래를 이끌어갈 서로 다른 모습과 모국어의 젊은이들이 이렇게 하나되는 모습을 보는건 여간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CU nex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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