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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r 07. 2017

봄이 피어나던 동네

@wolfrey avenue.broadview.toronto

오년간의 토론토 생활동안 내가 살았던 곳이다. 봄이 오면 주민들은 누가 더 이쁘게 정원을 가꾸는지에 대한 즐거운 경쟁에 돌입하곤 했었다. 너무 눈에 띄게 요란하게 꾸미는 것은 탈락, 은근하고 자연스럽고, 색의 조화가 좋아야 하며 깨끗한 느낌의 정원을 최고로 쳐줬다. 주민들의 정원 가꾸기 열정은 요란함을 뛰어넘는 지극함이었지만 그들의 작품인 정원에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그윽한 평화로움만  있었다. 봄이 올때면 난 누구네 집 정원은 이래서 좋고 누구네 정원은 저래서 좋고.. 맘속 평가를 해가며 골목 골목을 누볐다. 살아있는 사랑스러운 길거리 갤러리 순례 였다.

튤립은 토론토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 중 하나다. 집집마다의 봄의 정원에서 가장 많이 피어나는 꽃도 튤립이었고 다운타운 빌딩숲속 화단들에서 피어나는 꽃들도 튤립이었다.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선 매년 오월 튤립 축제가 열리는데 그건 튤립의 나라 네델란드의 왕실과 캐나다 정부간의 특별한 인연에서 유래되었다. 이차대전 당시 나치에 점령당한 네델란드에서 공주를 포함한 왕실 가족들이 캐나다 정부의 보호하에 오타와로 피신을 오게 되고 전후 네델란드로 돌아가 여왕이 된 공주는 이후 매년 일만송이의 튤립을 오타와로 보내오고 있다.

토론토의 깨끗한 하늘은 햇살이 비칠때와 구름이 낀 날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만든다. 햇살을 반기는 잎새들과 꽃잎들의 생명력 넘치는 싱그러움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어 곁을 지나는 누군가라도 붙잡고서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수다를 떨고싶게 만든다.

캐나다에선 강아지들도 대체로 프렌들리 한데 개주인이 개의 성격에 대해 friendly 하다거나 shy 하다는 등의 귀뜸을 꼭 해준다. 나처럼 강아지들만 보면 무조건 다가가 쓰다듬으려 하는 사람들 한테는.. ㅎ

너르디 너른 잔디 공원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꽃이었다.

리버데일(Riverdale) 파크가 푸릇푸릇해지면 춘심 가득한 강아지들과 처자들은 막 뛰어 다니기 시작한다.

겨우내 통통하게 살이오른 견공들은 이제 막 날아다닐 기세다.

봄은 대지를 깨우고 우리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영혼을 춤추게 한다.


Spring is just around the corner here in Saskatchewan as well. No jealous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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