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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Nov 09. 2017

뮤지션 Guy Davis was here..

@the hotel

가이 데이비스.. 뉴욕의 브롱스에 사는 이 유머 넘치고 따뜻한 뮤지션은 어젯밤 내 호텔의 손님이었다. 그리고 어젯밤 그의 컨서트에 온 타운의 많은 백인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노래와 음악 세계를 익히 알고 있었는데 나만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블루스 음악 세계에서 명성있는 가수이자 싱어송 라이터, 배우이면서 뮤지컬 배우 이기도 했다.

컨서트가 열리는 마을 극장에 상시 전시되어 있는 영사기를 보니 시네마 천국의 어린 토토가 생각 났다. 이곳 타운 theater 에서도 이젠 디지털 영사기가 이 거대하지만 아름다운 아날로그 몬스터를 대신하고 있다.

컨서트 시작 전의 무대 분위기를 좋아하는 난 오늘도 일찍 왔다. 내가 주최측에게 선물할 샴페인 한병과 오늘의 뮤지션 가이 데이비스가 내 호텔 리쿼 스토어에서 구입해 내게 가져와 달라 부탁한 45퍼센트 럼주 한병도 가지고.

젊은 시절 no1 acoustic album 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하고 연기상도 수상하는등 많은 나라에서 컨서트를 열어 오고 있는 가이 데이비스는 뉴욕 시티 태생이지만 미국 남부 출신이었던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의 영향을 받아 어릴적부터 남부 정서 가득한 토속적 블루스를 익히며 자랐다 한다.

2015년에 발매된 그의 대표 앨범 KOKOMO KID에 수록된 곡 Kokomo Kid의 가사는 토속적 남부 블루스가 가지는 구수함과 유머, 그리고 과하지 않은 편안한 냉소등이 그가 직접 부는 하모니카와 기타 반주와 너무 잘 어울렸다. 내가 이제껏 들어 왔던 화려한 재즈 블루스, 쿨하면서 달콤한 살롱 재즈 블루스와는 완전히 달랐다. 질박하다고 할까, 서민 정서가 가득하다고 할까.. 그리고 그는 심지어 노래 한소절을 이렇게 바꿔 부르기까지 했다.

오늘 난 피터네 리쿼 스토어에서 위스키를 한병 샀다네.. ㅋ

관객들이 깔깔 거렸고 젤 앞자리에 앉았던 난 황급히 일어나 코믹하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런 예기치 않은 즐거움 이라니. 아무리 재즈적 즉흥성이 발휘되었더라도 두어 시간전의 일을 이렇게 흥겹게 improvise 할수 있는 그의 기지와 여유에 난 참 놀랐다.

오른편의 니키는 미국 남부 출신의 소설가로 이곳 타운으로 시집을 와 살고 있는데 이번 컨서트를 주관한 타운의 아트 카운슬을 맡고 있다. 내가 가져온 샴페인은 그녀와 그 스텝들에게 주는 내 작은 선물이었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모자와 쇠굽 구두는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울렸다.

컨서트가 성황리에 끝나고 그는 오늘 아침 체크 아웃을 하며 내게 작별 인사를 하러 왔다. 난 농담삼아 캐나다의 밤은 무지 추우니 자기 전에 한잔 하라며 자메이카 산 럼주 한병을 선물했고 그는 그의 앨범 KOKOMO KID를 내게 선물했다. 난 그에게 뉴욕에 가면 꼭 연락할 것이라 했고 그는 이번 캐나다 컨서트 투어의 마지막 도시인 알버타의 에드먼턴으로 떠났다.


See you in Bro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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