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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Sep 10. 2018

베레타의 추억

@SWAT firing range.honduras

사람들과의 인연은 물론이고 이떤 생각이나 사상, 주의 주장, 관념, 신념, 그리고 심지어 물건들 과의 관계 역시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정리가 되는것 같다. 사람들과는 세월이 깊어질수록 좋은 관계로 은근하면서도 깊은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왕왕 무례함이나 상호간의 몰이해, 혹은 배신, 금전관계등으로 인해 악연으로 끝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대로 들어 틀어진 인연은 다시 찾기가 거의 불가능 하거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성숙하게 이어오는 좋은 인연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도 남은 세월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주로 일방적 관계인 물건과의 인연은 보다 보다 수월하게 다시 찾아지곤 하는데, 그 물건을 다시 찾게 되었다거나, 유사한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거나 하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 진다.

얼마전 구입한 엽총계의 귀족 베레타 소총에 관해서는 중미의 어느 나라 SWAT 특공대 막사를 방문하면서 미지근한 콜라와 맥주 몇박스 들고간 기억에서 시작된다.

당시 내가 리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이끈 공장들에서는 공장 근로자들의 주급 날이 되면 방탄차에 가득 현금을 실고 이들 SWAT 팀의 강력한 경호를 받으며 공장으로 현금이 배달되었었다. 은행 계좌를 통한 입출금을 싫어하는 근로자들 때문에 모든 것이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했었던 거다. 그러한 인연으로 당시의 온두라스 공장 법인장은 SWAT 팀과 친했었는데, 내가 사격을 좋아하는 걸 알고 이곳에서의 사격 행사가 이루어졌었다. 아무래도 국가 시스템이 좀 느슨한 제삼세계 국가이다 보니 이러한 로컬 SWAT 팀장의 권한에 따라 이 정도의 민간인 대상 이벤트가 가능했었던 것 같다.

영화배우 만큼이나 잘생긴 특공대장 까를로스와 그의 팀들이 나름 성의껏 준비한 소총과 권총들, 사격용 귀마개와 탄약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상태에서 카를로스는 사격전 간단한 시범을 보였었다.

SWAT 팀장인 까를로스는 컬럼비아에서 과정을 이수하기도 한 대테러 전문가였다.

그래서 난 이들 경찰 특공대원들의 개인 화기들을 다뤄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그중 하나가 군용 베레타 자동소총 이었다. 이 오래된 군용 소총은 중미나 남미가 배경인 영화에서 군인이나 경찰들의 개인화기로 자주 눈에 띄게 되는데 특히 넷플릭스의 드라마 Narcos 에서 지겹게 등장한다. 아마도 언젠가 이태리와 중남미 나라들과의 특별한 딜이 있어서 베레타 소총이 군용 혹은 경찰 SWAT 표준 장비로 한동안 공급되었던것 같다.

베레타 군용 소총의 ammo는 M4와 같은 catridge인 NATO 5.56 x 4.5mm (민수용 Remington .223)을 쓰지만 미제 M4A1에 비해 반동의 충격이 엄청 컸는데 아마 제식된지 오래된 구식이라 그랬을 것이고 흡수력이 거의 없는 foldable stock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그랬을 것이다.

은행에 어카운트를 만들어 관리를 하는 것이 귀찮고 부담스러운 이 나라의 노동자들은 2주급을 모두 현찰로 지급 받았었다. 그래서 bi-weekly pay-day 인 날엔 공장의 각 부문별 비서 셰뇨리타들이 모두 소집되어 현찰을 세고 직원들 개개의 봉투에 액수에 맞게 담아 넣었다. 내가 방문 중이던 삼개월여의 기간동안 천여명의 직원들에 대한 이와 같은 현찰 지급 프로세스가 한번도 잘못된 적이 없었다.

SWAT 멤버들이 지참한 소총들이 베레타 자동 소총들이었다.

까를로스 특공대장. 영화배우 못지 않은 호남 까를로스와는 연말 송년 파티에서도 만나 술잔을 기울기도 했고..

이들 막사에 들러 잠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젊은 특공대원에게 주어진 소총은 M1A1.


Stay well & safe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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