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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Mar 12. 2019

면허 따기

life@the prairie

캐나다의 총기 보유 및 구입 허가 라이선스는 세 종류가 있지만 나 같은 민간인이 보유할 수 있는 라이선스는 실제적으로 두 종류이다. 캐나다 에서의 총포류는 세 카테고리로 나뉜다. Non-Restricted (비규제), Restricted (규제), 그리고 Prohibited (금지) 등인데 각각 다른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보통 가장 많은 백성들이 가지는 것이 '비규제 총기' 라이선스다. 소정 교육을 받고 필기, 실기 시험에 임해 각 80점 이상의 합격 점수를 받아 연방 경찰에 라이선스 발급 요청을 한 후 범죄 조회 등 기본 신원 조회 절차가 clear 되면 받을 수 있는 라이선스가 Non-Restricted Firearms PAL (possession and acquisition license)이 되겠다. 기본적으로 캐나다 성인 영주권자 및 시민이 대상이며 각종 장총과 모든 샷건이 보유 대상이다. 12세 이상 미성년자나 캐나다 비거주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라이선스는 따로 있다. 미국 시민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의 캐나다 비거주자는 총기류 관련 라이선스 발급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음 단계의 라이선스는 Restricted 면허로 권총을 주 대상으로 하며 사냥을 위한 장총이나 샷건이 아닌 고성능 반자동 소총으로 분류된 총기류를 포함한다. 이 경우엔 Non-Restricted 면허를 이미 발급받은 이들로만 대상이 국한된다. * 그런데 2020년 5월 부로 군용 자동 소총이나 그와 유사하게 제조된 모든 반자동 소총에 대한 수입, 유통, 그리고 소지가 금지 되었다. 금지 리스트에 포함된 모델의 반자동 소총 소지자는 2년내에 모두 자진 반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정 길이 이하의 초소형 권총 및 모든 '자동' 권총 , 그리고 모든 '자동소총' 등을 대상으로 한 Prohibited 총기 면허가 있으나 이 면허는 특수 직업군, 즉 군인이나 경찰, 혹은 현금 수송 차량 운영 인력 등 임무에 따라 강력한 무기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극히 제한된 직업군만을 대상으로 한다.

작년에 장총 면허를 받은 난 내친김에 권총 면허를 따기 위해 올해 교육을 신청했고 오늘 둘째 날 교육을 받으며 시험에 임하고 있다.

권총은 쉽게 숨길수 있는(concealable) 짧은 총신의 총기이기 때문에 엄격한 규제의 대상이 되며 라이선스의 발급 및 관리가 엽총 등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 사냥을 가거나 스포츠 사격(target shooting, skeet shooting etc)을 위해 비규제 총기를 지참하고 이동하는 것은 상식적 수준의 안전장치, 즉 실탄을 장전을 해서는 안되며, 총이 작동될 수 없도록 방아쇠 자물쇠 등을 해야 하며, 건 캐리어에 넣어 차량에 실어야 한다 등등에서 충족된다. 하지만 권총이나 규제 대상의 고성능 라이플 등은 이보다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구입, 지참 및 이동이 가능하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내가 이것들을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긴 했다.

사격장에서의 target shooting 만 오로지 허용되는 권총을 비롯한 규제 대상 소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면허를 따야 하는 건 물론, 개별 총기를 구입할 때마다 인가받은 건 클럽의 정식 회원임을 증명하는 회원증이 있어야 하고, Authorization to Transport Paper, 즉 집에서 사격장까지 해당 총기를 이동할 수 있는 허가서 역시 그때그때 득해야 한다. 이동은 총기가 등록되어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firing range가 위치한 건 클럽까지만 허용되며 중간에 시장하다고 맥도날드에 들리면 않된다. 피자 헛도 안된다. ㅋ

내년이 환갑인 난 오늘도 면허를 딴다. 지난해의 long rifle 면허 땐 시험지의 글씨를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질문항 글씨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젠장 이젠 돋보기가 필요하군.. 내가 눈이 나빠졌다고 투덜거리자 강사가 돋보기를 줄까 라고 물었지만, 난 아직은 괜찮다고 우겼고 시험 내내 시험지를 팔을 뻗어 거리를 유지해 가며 초점을 맞췄다. 그래도 92점을 받아 합격했다. 그래 난 아직 괜찮아..

내 친구 브라이언과 함께 오직 두 사람만이 인스트럭터의 자택에서 교육을 받고 시험을 끝냈다. 거의 개인 tutor식 교육이라 더 좋을수 밖에 없었는데 강사 선생을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터라 가능했다.

내가 실기 시험을 먼저 치르고 브라이언이 실기 시험 중이다. 피스톨에 사용되는 크고 작은 탄환들의 소재 및 구경을 식별해 내는가, 탄창에 장전을 제대로 하는가, 탄환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는가 등등..

싱글 액션 리볼버, 더블 액션 리볼버, 스라이드식 콜트 1911 등등 각종 피스톨들에 대한 안전 장치, 탄환 삽입, 탄피 배출, 매거진 장전등과 안전 수칙등에 대한 실기 시험 역시 모두 끝났다.

시험이 끝나고 강사가 채점을 하는 동안 브라이언과 어떤 권총을 무슨 구경부터 어떤 브랜드로 구입할건가에 대한 수다가 펼쳐지고..

내가 가져온 레밍턴 742 - 윈체스터 308 구경 소총은 gunsmith 이기도 한 강사에게서 매우 훌륭한 상태라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자신이 하고 싶었던 취미성 일들을 하나 하나 찾아 시간을 내고 정성을 들일수 있다면 우린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은 생애 첫 샷건을 가짐으로써 흥분했고, 또 생애 첫 권총을 가지게 됨으로써 즐거워할 것이고, 우리 친구들 누군가는 생애 첫 텃밭을 일궈 그 땅에서 캐낸 감자를 보며 행복할 것이다.


Behave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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