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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pr 20. 2019

딸램과의 추억 쌓기

@the firing range

딸아이는 한국에서의 일터를 택했고 2주 남짓이면 한국으로 떠나간다. 녀석은 한국으로의 출국 전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토론토에서 날아왔다. 제가 태어난 곳이고 수배해 보면 어린 시절의 친구들도 아직 있긴 하겠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한국은 딸아이에게 낯설게 다가올것이다. 빠르고 담대하게 적응할것이라 믿지만 태평양을 거리로 한 먼곳에 있는 부모의 마음은 애잔할 뿐이다. 이제 어느새 다 자라나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내고 그일을 찾아 먼곳으로 떠나는 딸램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빈다.

아이는 날 닮아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뭐든 함께 하려 한다. 인공지능 분야로 career path로 정한것도 그렇고, 드래곤 보트 레이싱을 비롯, 카누잉과 사격 역시 마찬가지 였다. 난 아침 일찍 시내로 나가 필요한 실탄과 아이가 착용해야할 사격용 귀마게 등등을 사왔고 우린 사격장으로 향했다. 마침 오늘도 사격 클럽의 전용 사격장에는 다른 멤버들은 없었고 우린 여유있게 초여름의 푸른 하늘 아래 흥겨운 바람과 함께 사격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녀석은 아빠의 장화를 신고 등장한거다. ㅎ

내 탄약 상자에는 각종 소총 실탄과 샷건용 12 gauge 3" 탄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 딸아이와의 사격을 위해 준비한 각종 실탄을 위한 비용은 about $200.

오늘은 내 favorite catridge 인 308  Winchester 탄은 물론, 보다 훨씬 강력한 30-06 Springfield 탄까지 사격해 보기로 했다. 30-06 스프링필드 탄은 오늘 득템한 Bolt Action rifle의 구경(caliber)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4정의 라이플과 한정의 샷건 모두를 가져 나왔고 하나씩 딸아이에게 소개하며 사격시키기로 했다.

30-06 탄의 발사음이나 화약 냄새, 그리고 recoil 의 세기는 역시 대단했다. 거의 40년전 한국에서의  학장시절 문무대에서 쏴보던 M1 Garand의 바로 그 무지막지한 탄환이었던 것이다.

30-06는 308 에 비해 비현실적으로 길며 탄두의 무게도 20~30% 더 무겁다.

애비의 저 큰 장화를 신고서도 녀석은 사격 자세를 매우 안정되고 견고하게 유지했다.

22 구경 M1 카빈으로 사격을 시작한 딸아이는 이내 자신감을 가졌고 바로 308 윈체스터 구경의 M14 사격으로 upgrade 했다.

사격장에 오면서 딸램은 엄마의 망사형 반소매를 빌려 입고 왔다. ㅋㅋ

웹툰에 등장하는 여전사같은 모습이 아니겠는가. 한국에 가서 훌륭한 AI 전사가 되렴. ㅋ

아빠가 오늘 사격 교관으로써 가르켜 준대로 딸아이는 매우 과격하며 위험할수도 있는 사격을 멋지게 소화해냈고 심지어 즐기기 까지 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도 담대하게 잘 적응해 나가리라 기대해 본다.

오늘 내가 딸램에게 가르쳐 사격을 하게 한 소총들은 무지 막지한 군용 소총들 이었는데 한번 배우고 나서는 계속 쏘고 싶어 하는 바람에 값비싼 실탄이 아까울 정도였다. ㅎ

아빠의 사격 시범은 계속 이어지고..

M14 소총은 녀석이 수평으로 들기가 불가능 정도로 무거워서 계속 사격 벤치를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아이는 이 무거운 소총을 들고 아빠에게 질세라 열심히 사격에 임했다. 벤치 사격이라 두팔을 탁자위에 안정되게 고일수 있었지만 그나마 팔과 팔목에 소총을 지지할 힘이 없었던 딸래미의 총구는 흔들 흔들.. 아이구 하지만 다음 라운드 부터는 바로 안정을 찾았다.

아빠의 시범을 보면서 이 소총의 위력을 실감했음에도 녀석은 급기야 30-06 Springfield 볼트 액션 롱레인지 라이플을 사격해 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녀석의 어깨에 무리가 갈것 같아 아빠로선 허락할수가 없었다.

 이랬던 딸램이었는데. 녀석은 모델로도 꽤나 용돈을 벌었었고 AMD 인턴 시절에는 회사와 토론토 대학의 모델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사격에 집중할 뿐이다. ㅎ

사격 후엔 녀석과 아내를 위해 난 사격 교관에서 cook으로 바로 변신했다. 오늘의 요리는 scallop 과 lobster with garlic bread.


I love you soooo much swee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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