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마찬가지로 물건과의 인연 역시 참 알수가 없다. 가지고 싶어 안달 하면서 꽤 오랜 시간 많은 리뷰를 접하고 확신를 가진 후 구입했던 M-14은 터무니 없이 망가져 버렸는데, 싼 가격 때문에 지레 형편 없을 것이라 생각해 왔던 이 녀석은 지금 내가 가장 신뢰하는 소총이 되었다.
내가 가진 유일한 bolt-action 라이플인 이 녀석에게 난 빈티지 급의 스코프를 장착하고 튼튼한 bi-pod 까지 부착해 롱 레인지 타겟 슈팅에 손색이 없도록 만들었다.
한발 한발 사격후 탄작점을 확인해 가며 스코프를 조정해 가는 과정은 재밌고 짜릿하다. 지향사격을 하며 마구 쏴제끼는 택티컬 슈팅과는 전혀 다른 즐거움이다.
스코프가 부착된 라이플의 영점을 잡는다는것(make zero)는 스코프의 조준선(cross)의 중앙을 소총 총구의 직선 방향과 일치시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스코프에는 상하의 elevation과 좌우의 windage 각도를 조정 할수있는 control knob이 있는데 한발씩 사격을 해 가면서 탄착점의 위치를 고려, 이 녀석들의 클릭을 조정해 총구 방향에 align 시키면 되는 것이다.
짐과 브라이언, 그리고 브라이언의 아빠가 관전하는 가운데 타겟 슈팅 이벤트가 있었다.
너무나 뜨거웠고 바람도 없었던 오늘, 난 엎드려 쏴 자세로 소총을 사격해 가면서 사격의 세가지 요소를 오롯이 맘껏 즐겼다. 강력한 폭풍과 함께 하는 발사음, 개머리판이 견착된 상반신이 번쩍 들리는 듯한 반동, 그리고 진한 화약 내음..
소총의 스코프는 사거리에 따라, 또 풍향에 따라 상하(elevation), 좌우(windage) control knob들의 clicks 수를 세어가며(count) 영점을 그때 그때 맞취 줘야 한다. 또한 소총 자체와 총열의 길이, 사용하는 실탄의 종류와 성능, 그리고 탄도 특성 등에 따라 탄착 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격 선수들이나 전문 스나이퍼, 혹은 원거리 사냥을 하는 이들은 그 조준값들을 기록한 노트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