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Apr 28. 2016

살바도르 공항

@salvador intl airport.el salvador

난 이 사진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건 당시 잠시의 기착를 위해 내려 앉을 때의 랜딩 상황이 치명적일뻔 했다거, 이곳이 온갖 항공사들의 비행기들로 가득찬 멋진 공항이어서 라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다. 그저 터미널 이라고 해 봐야 달랑 하나가 고작인 중미(Central America)의 허브 공항인 살바도르 공항. 낙뢰가 마구 떨어지는 가운데 혼자 조용히 서서 手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가무잡잡한 유도 요원이 애잔했고, 좌우측에 한대 정도씩의 비행기만이 주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 정겨운 규모의 공항이 좋았고, 하강시 심한 터뷸런스를 경험하게 해준 적도 상공의 멋진 검은 구름 층도 너무 좋았고, 그리고 보잉 737 인지 757 인지 저 하얗고 통통한 TACA 항공의 기체 역시 너무 이뻐 그런 것이다. 이런 정도의 사소한 이유 밖에는 특별한 것이 없 난 이 사진을 보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 진다.

우리 인생사에 있어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런게 아닐까. 뭐 대단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좌중을 압도했던 것도 니고, 화려한 세련됨이나 현란한 말솜씨로 상대를 흔들었던 것도 아, 혹은 박식함과 폭넓고 깊은 인생 경험으로 주변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것도 아닌 그저 같이 있으면 좋았던 사람들이 있다. 별 말없이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 바라보며 씩 웃곤 했던 그런 친구들 말이지. 낄낄거리며 나눴던 그 소소한 대화들. 그러했던 이들은 은근히 보고 싶고, 언제 어디서 만나도 설레고, 즐겁다. 그들과의 기억들을 떠올릴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지곤 하는 거다.

폭풍이 막 걷혀가는 적도의 아름다운 푸른 들판을 차고 올라 앵무새를 닮은 비행기는 끝없이 펼쳐진 비치를 보여주며 구름층 높이 다시금 솟아 올랐다.

 

Good bye Salvador.

매거진의 이전글 love is blu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