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May 25. 2016

해바라기 들녁을 걸어가는 소녀들

행복할까..행복해야 할까..

아래는 피터가 덜컹 거리는 봄베이 행 우편열차(Mumbai Mail) 객차 이음새 부분에 앉아 세찬 바람을 맞아 가며 담아 본 것들이다. 인도 중부의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며 망원 렌즈로 담아 본 것들인데 몇년의 시간이 흐른 뒤 문득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자본의 지속적 증가와 이익 창출을 최고선으로 추구하는 소비 자본주의가 대대적이고도 반복적인 선전과 광고라는 세뇌적 수단을 통해 굳게 심어놓은 이미지에 있어서, 행복은 호사스러운 주거공간에서 화려한 의복을 걸치고 필요 이상으로 맘껏 먹으며 에너지 효율을 비웃는 거대하고 무거운 차량을 몰며 빠른 속도로 어디든 달릴 수 있는 정도가 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대대로 이어오는 공동체적 지혜와 부족적 관습 그리고 가족 질서외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을 것 같은 이러한 농촌의 풍경을 마주한다는 것은 아마도 측은지심과 함께 자신이 속한 소위 쾌적하고도 행복할 수 있는 공간 및 사회에 대한 안도와 감사로 귀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저 어여쁜 소녀들이 들판 한가운데를 걸어가며 느끼는 폭신 폭신한 흙의 감촉, 열대의 후끈함 속이지만 살아있는 대지에서 풍겨오는 온갖 생명들의 건강한 향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이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온갖 친족들이 열심히 생명을 일구조상 대대로 이어오는 삶의 터전인 밭으로 물과 음식을 나르기 위해 걸어가는 마음이, 마천루가 지천에 솟아 오른 도시의 중심로를 천장을 제대로 열어 젖힌 스포츠 카를 몰며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최신 힙합을 크게 틀고선 차가운 음료수를 스트로로 빨아 가물좋은 클럽으로 향하는 hyper 금발 아가씨들의 자아도취적 기분 보다 덜 행복할까?

하지만 문제는 이미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빠른 속도로 아메리카나이즈 되어 가는 거다. 종교와 이데올로기, 문화와 관습을 떠나 점점 더 미국화로 가속되어 간다는 거다. 스니커를 신고, 진을 입으며, 패스트 푸드를 먹고, 큰 차를 선호하면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든 편리함이란 방종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거다. 너무 많이 만들어 내고,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일한다. 문제는 저 인도의 시골 소녀들에너희들의 삶이 존재론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또 생태학적으편의와 생산성 위주의 서구 자본주의적 삶 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칠때, 그들이 수긍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또래의 친구들과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 입고, 거대한 리무진을 타고 프롬 파티에 가는 것 보다, 밭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부모님들의 식사를 날라 드리려 한참을 걸어가야 하너희들의 삶이 훨씬 더 값지고 보람찬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비교 우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속시원한 답은 없어인생의 기차는 잘도 달린다. 아름다운 해바라기 들녁을 넘어..


Talk to you later.

매거진의 이전글 몽테리마르에서의 하룻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