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

@the golfing range

by Peter Shin Toronto

어제 사격할때의 바람은 긴팔 셔츠를 입어도 너무 추워 황당했는데, 오늘은 가져간 셔츠나 후디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쾌하고 따사롭기 그지없는 바람이 불었다.

운동을 혼자 하다보면 공과 대화할 기회가 많아질수 밖에 없다. 제발 페어웨이 가운데로 좀 날라 주라. 고맙다! 오 너 거기 있었구나!! 어디 숨었냐?벌써 퇴근??

자그마치 710ml 필스너!! 아주 차갑던 맥주는 9홀 만에 데워져 버렸다.

러프는 벌써 가을을 타며 브라운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이번 시즌 운동할 날도 벌써 얼마 남지 않은듯.

오늘은 정말 푸르른 창공이다.

펄럭이는 깃발 소리가 다정스러웠다. 어렸을적 운동회 날 청군 백군의 커다란 깃발을 흔들때의 소리가 생각났다.

해가 하루게 다르게 짧아져 가면서 내 그림자의 키는 점점 더 커진다.

공략의 대상인 그린을 가끔은 이런 아름다운 기하학적 공간으로만 바라 보기도 한다.

골프의 매력 중 하나는 매 홀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서며 새로운 다짐을 거듭해 나간다는 것. 하지만 다짐은 머릿속 일뿐 그 바램을 이루어줄 내 근육은 그저 일상적일뿐.. ㅎㅎ

앙증맞은 카트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animated virtual world 로 생각되어 지기도 한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사이로 드라이버를 잘 날려야 너른 페어웨이에 안착하게 된다.

이제 몇주 후면 들판의 곡식은 모두 무르익는다. 찬란한 황금색으로..



Bye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