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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Aug 23. 2020

불꽃 놀이-고흐 느낌

with my boy @ batka lake

나무는 재가 되는 마지막 순간 까지도 주변을 뜨겁게 한다.

아들과 난 카약을 즐긴 후 모닥불을 피워 바나나를 구워 먹었고 날이 어두어질때 까지 책을 읽었다. 한참 책을 읽다 인기척에 돌아 보니 Park Ranger (주립공원 경찰로 이곳 캐나다에서는 Conservation Officer 라 불림) 두명이 주립공원 순찰을 나온 것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이라 실컷 수다를 떨었다. 지난 며칠은 엄청 더웠어! 우린 바트카 호수에 닷새 내내 왔었지. 내 아들이 토론토에서 왔걸랑. 오늘은 물고기 한마리도 못 낚았네.. 이들이 돌아 가고, 우린 활활 타는 모닥불을 끄기 아까워 모닥불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다. 아들이 장작을 헤집어 불꽃이 맹렬히 날아 올렸고 난 플라즈마의 그 멋진 춤을 폰에 담았다.

It was their last moment of energy transfer to others which was HOT & GOOD! 

내가 사는 곳은 빗물이 수돗물 보다 더 깨끗한 곳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단위 면적당 인구의 수가 워낙 적어 그런거다. 사방이 지평선인 이곳엔 공장은 전혀 없고 온통 푸른 초원이거나 농작물이 가득 자라나는 농토, 그리고 수많은 호수와 함께 강물이 흘러갈 뿐이다. 맑은 구름이 빚어내는 깨끗한 비를 맞고 자란 나무들의 마지막 불꽃은 그래서 더 특별히 아름다운지 모른다.

가시광선의 모든 색조를 구분 못하고 열기(적외선 i.e. gray level)로만 구분하는 생물들에게도 모닥불은 역시 환상적이기를! 열과 움직임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많은 곤충들과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생물의 체온에서 발생되는 적외선과 '움직임' 에 반응하게 된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무지개 색을 모두 구분하는 인간은 미학적 견해를 견지할 기회를 갖긴 하지만 그 많큼 훨씬 더한 복잡도에 반응해야 하는 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며 그에 따르는 피로도 역시 높을수 밖에 없다. ㅋ

Whatever it is, merely staring at the flames of log fire grabbing some ice cold beer with quality foam even with my boy was what I could try best in this small piece of land in the lake side of Batka.

모닥불의 열기와 색조의 아름다움, 또 마른 나무가 타면서 나는 질박한 소리와 부드러운 향기가 이렇게 좋을수 밖에 없는 이유는 태고적 우리 인간 선조들에게 생존에 필수불가결하고 대체 불가의 절대적 의미를 가졌던 '장작 불'의 존재에 대한 경외감과 친근감이 대대로 나에게도 이어져 내려 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주어진 분광적, 탐미적 능력은 모닥불이 타는 이러한 공간을 치유적, 묵상적, 그리고 회고적 공간으로 화하게 한다.

불꽃의 자유로운 춤은 아무리 오래 바라 보아도 지루하지 않다.

고흐의 느낌이..

아들은 그냥 노란 바나나를 초록 바나나 플랜테인(plantains) 처럼 구워 먹었다.

Fall time is here already..


Stay safe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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