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Feb 15. 2021

Mr. Greek

a fairly@the restaurant

지중해식 그릴을 자랑한다는 그리스 레스토랑 Mr. Greek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다. 토론토의 유서깊은 그리스 거리인 Danforth 스트리트의 거의 모든 식당들에서 식사를 해 봤었는데 유독 이곳 만은 들러볼 기회가 없었다. 굳이 생각해 보면 아마 자전거를 세워 놓기가 불편한 것도 있었을 것이고, 야외석인 패티오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아서 였을수도 있겠지만 좌간 오늘 처음 점심식사를 하러 간거다. 메뉴 보는 사이 주문한 탭(tap) 하이네켄이 나왔지만 상적이지 않은 씁쓰레한 맛 이었다. 패밀리 손님들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생맥주 맛은 영 아니군. 툴툴 거리며 메뉴를 보는데, 눈에 쑥 들어오는 단어, Santorini! 볼것없이 Chicken & Shrimp Santorini 를 시켰다. Greek Salad  함께.

빵 바구니가 나왔다. 물렁한 롤빵 과 인도의 난 혹은 멕시코의 토티야 같은 얇은 빵이었다. 혼자 먹어 치우기엔 양이 대단한데.

아이의 어여쁜 곱슬머리에 햇살이 머물렀다. 요정임에 틀림없다.

근데 보통은 빵의 겉면에 살짝 바르다 만 것 같이 나오는 갈릭 브레드가 여긴 아예 푹 담궈서 한 먹을 때마다 갈릭 소스로 입안을 적실 수 있을 정도로 juicy 했다. 맘에 들어. 오, 그래. 이건 좀 다르군. 산토리니 에선 이렇게 먹나보군. 오븐에 구워낸 그리스 식 난(naan) 같은 것도 담백하니 맛있었다.

김빠진 하이네켄 이지만 그리 그리 빵과 어울리게 먹을 수 있었다.

떠꺼머리 예의바른 그리스 젊은이 웨이터가 공손하게 날라온 메인 디쉬는 일단 그 크기에서 날 흡족하게 했다. 지중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리스 음식이다.

이태리와 경쟁이라도 하듯 그 먹음직스러움과 풍성함은 그들의 정치사회적 현실이 어떠하듯 변함없이 대단하다. 아무리 변태적이고 몰상식한 수상이 등장했어도 이태리 음식의 섹시함은 그대로이듯 그들 삶의 기저인 음식은 풍요롭다. 더군다나 산토리니 식 이라니.

염소젖 치즈가 듬쁙 뿌려진 그리스 식 샐러드, 온갖 해물과 치즈, 그리고 허브가루로 무지 두터운 맛을 낼 것 같은 해산 물 소스가 뿌려진 새우, 그리고 이젠 익숙한 수블라끼 (Souvraki) 소스를 발라 구운 닭 가슴 살,  산토리니 건강식 이군.. 중얼거리며 매크로 렌즈로 갈아 끼운 후 사진을 좀 찍었다.

예상보다 많은 수의 새우들이 우글거리는 소스를 뒤져가며..


산토리니 언제 가보나. 스킨 장비만 가져가나, 가서 스쿠버 빌리는 게 좋을까. 산토리니는 오로지 사진에 대한 열망때문에 가고 싶다. 하바나에도 미국 애들 쏟아져 들어져 가기 전에 가봐야 되는데. 짝퉁이지만 2세대 부에노 비스타 소셜 클럽 연주도 아직은 괜찮다고 하고, 오바마가 쿠바에 대한 빗장을 풀었고 트럼프에 의해 다시 막히긴 했지만, 플로리다와 마이아미의 자본주의 허리케인이 휩쓸어 착하고 순박한 쿠바 사람들 다 spoil 시켜 놓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블랙 올리브의 짜고 떫은 맛은 여전히 좋다. 마티니 생각도 나네. 지중해 해변에선 마가리타 보다는 올리브와 함께하는 드라이 마티니가 어울릴 것이다.


Stay well.


매거진의 이전글 Restaurant Omonia & Air Show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