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라운딩.2021

D-35 to Korea@Riverside Golf

by Peter Shin Toronto

아침 7시 반. 집에서 2분 거리의 리버사이드 골프 클럽엔 아무도 없었다. 초여름의 산들바람 속에 거대한 기러기, 즉 캐나다 구스 몇마리들만 낮게 날고 있었다.

이제 이곳에서의 삶은 한달여 정도만 남았다. 북미대륙 중앙의 거대한 대초원 지대(the Prairie) 이자 캐나다의 정중앙인 사스카츄완주에서 거의 10년을 지냈다. 내 장년의 삶이 이곳에서 모두 흘렀다.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천국, 원시적 삶 혹은 개척민적 삶의 천국인 이곳에서 비지니스를 운영하며 여름엔 낚시와 카누, 겨울엔 사격과 사냥, 스노우 슈잉과 스노우 모빌, 그리고 눈이 쌓이기 전까지의 골프를 틈틈이 즐겨가며 난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살았다. 온타리오 토론토에서 이곳으로 왔을때 오십 초반이었던 난 이제 환갑도 훨씬 지나 버렸다. 오늘 혼자 나선 골프에서 십년의 그 세월이 한홀 한홀마다 다른 색조들로 떠오르다 사라져갔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인생 역시 변명도 많고 후회도 많고, 짜릿함과 호쾌함 역시 함께 한다.

토론토에서 5년과 이곳에서의 10년, 난 캐나다 시민으로 15년의 세월과 함께 했다. 내가 보낸 세월만큼 아이들은 저희들 자라고 싶은만큼 자라났고 난 이제 아버님과 함께 하는 또다른 phase의 인생을 위해 조국으로 돌아간다. 캐나다로 언제 다시 돌아올지 기약은 없다. 아버님께서 계시는한 우린 언제까지나 한국에 머무를 것이다.

한국의 아버님께선 믿기 힘들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다. 더우기 골프에 대한 열정은 아무도 못말릴 정도시라 한국에 있는 동생과 곧 귀국할 내가 부친과 함께 하는 삼부자 골프회동을 고대하고 계신다. 허리가 불편하지만 거의 프로골퍼 수준인 동생과, 반백년의 구력과 강력한 멘탈로 무장하신 부친과 함께 하려면 난 연습을 가능한 많이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 아내 역시 함께 해야 하지만 아침 잠이 많아 연습 시간이 좀체 나질 않는다.

부친께서는 은퇴하시기전까지 관사에서 지내 오셨던터라 난 아주 어렸을적을 제외하곤 아버님과 한 지붕 아래서 살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직업상 아버님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나로서는, 더구나 타국 생활을 오래하고 있는 나로선 아버님과 건강한 음식을 나누며, 또 와인이나 맥주잔을 기울이며 부친께서 살아오셨던 오랜 세월 속의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크다. 부친의 기력이 허락하는 한, 아름다운 한국의 곳곳을 여행하며, 문화기행, 역사기행, 그리고 맛 기행을 즐기면서 아버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이다.

오늘 이 아름다운 날의 푸른 창공엔 흰색 띠를 그으며 비행기가 천천히 나르고 있었다. 어느새 반대편 쪽에서도 또다른 여객기가 직선의 비행운을 만들며 날아 오고 있었고, 그보다 더 높은 하늘에도 까마득히 비행기가 날고 있었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작년 내내, 그리고 올해 초만해도 하루에 한두번 정도의 편도 비행운만 볼수 있었지만 상황이 급격히 호전되어 하늘의 트래픽도 이제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부친께선 이미 2차 접종까지 무사히 마치셨고 나 역시 1차 접종이 끝난 후 곧 2차 접종을 마칠 것이다.

코로나 발생 전 반년(half a year)까지는 홀로 되신 아버님을 뵈러 두달에 한번씩은 한국을 방문했었다. 역병이 창궐하지 않았었다면 난 적어도 every two months 아버님을 뵈러 태평양을 오가고 있었을 것인데, 사실 그랬다면 지금의 비지니스를 이렇게 조속히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덜 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Covid-19은 내 입장에서 조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매우 앞당기게 해줬다.




See you soon fell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