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딱 좋은

saturday@duck mountain golf

by Peter Shin Toronto

오늘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골프를 위한 완벽한 날씨가 구가되었다. 골프 골디락 데이 였다고나 할까. 덕 마운튼 골프 레조트에서의 18홀, 즐거웠다. 요즘 거의 매일 필드에 나오다 보니 후반엔 살짝 피곤하긴 했지만.

클럽하우스 앞 첫홀에서의 드라이버가 잘 맞아줘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했다. 오늘 플레이가 잘 풀릴 예감.

소나기 예보가 있었고 먹구름이 바람과 함께 몰려왔지만 바램대로 비는 내리지 않았다.

약간의 바람과 낮고 두꺼운 구름은 서늘할 정도의 기온을 유지시켰고 클럽하우스에서 사온 게토레이가 무색해졌다.

그린 주변의 어프로치 샷에서 몸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적 사실을 오랜동안 잊고 있었다. 팔만 쓰면서 스윙 각도로만 거리를 조정하면 이리 손쉬운 것을.

훼어웨이가 거의 직각으로 왼쪽으로 꺾어지는 L 자 형 홀인 4번 홀에선 6번 아이언 정도로 티샷을 한다. 이곳 클럽에서의 파4 홀들 중 그린의 깃발이 보이는 곳은 한곳도 없다. 완전히 꺽어지거나, 언덕에 가려지거나, 아주 낮은 곳에 있거나, 도그 렉이거나 해서 그린은 꼭꼭 숨어있다. 그래서 좋다.

파5 7번 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홀이다.

우측은 울창한 숲이 형성되어 있고 좌측엔 키다리 자작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티잉 그라운드 앞의 공간은 좁고 위협적으로 보인다. 강한 멘탈이 요구된다. 골프 근육이 부실하면 멘탈이라도 좋아야 하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 연습이 부족해 필요한 근육이 발달하지 못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확신은 엷어지니 연습 따로, 멘탈 따로가 아닌거다. 모든 장인들, 프로들이 그렇듯 부단한 반복과 연습만이 강한 멘탈의 토양이 될뿐이다. 밤중에 공동묘지를 헤메는 훈련등은 골프 근육이 제데로 형성된 후에나 해볼만 한거다. ㅋ

그 좁은 공간를 잘 통과하게 되면 좌우측 모두 안전한 넓고 푸르른 훼어웨이가 펼쳐진다. 언젠가부터 난 이 홀에서 실수가 없게 되었다. 나보다 훨씬 큰 덩치의 백인 젊은이들 보다 더 때려 보내니 앞에서 경기하던 친구들의 머쓱해 하거나 황당해 하는 모습들이 멀리서 보이곤 한다. push shot을 교정한 다음 부터는 실수도 거의 없어 내 스스로가 속으로 놀란다.

우측으로 휘어지는 10번 홀 주변에는 연못들이 많아 기러기 가족들의 보금자리다. 엄마 아빠들의 보살핌 속에 솜털이 보송한 새끼 기러기들이 열심히 먹이 활동 중이다.

푸르름이 너무 좋다.

가끔 보이는 노랑도 귀엽다. 깃대의 빨강 flag 는 도발적이다. 어디 한번 제데로 올려 보시게나. ㅎ

회색 구름과 먹구름은 오늘의 theme.

숲으로 둘러쌓인 그린은 절간 같은 고요함이 있다. 내 발자국 조차 소리가 없다.

스코어는 아직 들쭉날쭉 이지만 한국으로의 본가 귀환을 앞두고 일취월장 하고 있다. don't worry and be happy, as I am talking to myself.

단풍나라 백성들의 골프 장갑 ㅎ

키큰 자작 나무들이 야자수 라면 싱가폴 정도의 열대 나라 인줄. 이곳의 겨울은 북극보다 추운 동토의 왕국이지만 여름엔 꽤나 뜨겁다는.

이 글을 쓰는 오늘 일요일은 캐나다에서 아버지의 날이다.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건투를 빈다.


Happy Father's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