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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Jul 17. 2021

Hi from Toronto

@around Yonge-Bloor

거의 십년만에 토론토로 다시 돌아왔다. 토론토 다운타운의 정중앙인 영-블루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이번에 소위 입주를 하게 된거다. 한국으로 가자마자 또 비어있을 집이지만.

캐나다의 가운데 주인 사스카추완 주에서 2,700 km 를 삼일 내내 내달려 토론토로 복귀했다. 도착후 며칠간은 온몸이 후들거렸고 눕기만 하면 바로 곯아 떨어졌다. 오늘은 나흘째 되는 날, 몸은 정상으로 돌아오는듯 하고 다음주면 딸아이가 있는 밴쿠버로 날아가 2주간의 또다른 휴가에 들어간다. 그리곤 아버님께서 계신 한국으로 귀국하는 일정으로 이어진다.

10여년 간의 세월을 보내고 떠나는 우리 부부를 위해 가족 이상의 친분을 유지했던 Ruth  Glen 부부는 마지막 만찬을 준비했다.

글렌 부부는특별한 음식을 할때면 꼭 우리 부부를 위해 직접 우리 사업장으로 음식을 날라주곤 했었다.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인 글렌과 루쓰는 우리에게 거의 부모와 같은 존재였다.

루쓰와 글렌의 반려견 로지(Rosy). 어여쁜 이름과 달리 엄청난 활동력의 하이퍼 강쥐다.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한다.

내가 토론토로 떠나기 얼마전부터는 이틀이 멀다하고 글렌집을 찾아와 모닝커피와 루쓰가 만든 머핀을 축냈다.

언제나 평화가 가득했던 글렌 집의 뒷 마당.

캐나다 대륙 크로스 컨트리 드라이빙의 첫 도시였던 Kenora 의 수상 비행기 도크는 여전했다.

개스는 400 km 주행마다 계속 채워 넣으며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국립공원 지역을 달릴때는 개스 경고등이 켜진채 주유소가 나와 주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며 거의 마지막 한방울이 남았을때쯤 주유소에 도착했다. 경고등이 켜지고 나서 무려 30여분을 더 달렸었다. 맙소사..

오대호 중 가장 거대한 호수인 수피리어 호수의 주변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는 하루 반 나절이 지나서야 끝났다. 여러 곳의 주립공원, 국립공원 구간을 계속해서 통과해야 했다. 사슴도 보고, 무스도 보고, 심지어 곰 새끼 까지 보며 달렸다. 끝없이 이어지는 절경의 코스였지만 너무나 길고 긴 구간이라 질리지 않을수 없었다. 위키를 뒤져보니 수피리어 호수는 지구상 모든 민물(fresh water)의 10%를 함유하는 표면적 대비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물 함유량 3위의 초거대 호수였다. 그리고 온타리오 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미네소타, 위스컨신 및 미시간 주를 접하고 있었다. 이토록 거대할줄이야..

어느 휴게소에서는 하늘소가 내 손바닥으로 날아 들었었다. 귀여운 녀석.

지난 며칠간 토론토는 햇빛 쨍쨍하기도 하고, 비가 내리기도 하고, 광풍에 천둥이 치기도 했다. 오늘은 비가 하루종일 내린다. 도시의 비는 너무 좋아!

음유 시인 레너드 코헨. 그를 기리는 우표가 발행된 모양이다.

내가 즐겨 보던 캐나다 시트콤, 코너 개스. 작은 마을의 개스 스테이션과 컨비니언스 스토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다.

토론토의 월가는 철옹성의 면모가 여전했다.

토론토는 공사중. 토론토 시내 거의 모든 코너들에서 고층 콘도 건축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에 비해 주택 공급은 턱도 없이 모자라 콘도를 비롯한 주택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오르고 있다.

아내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게 되는 자축 파티를 위해 돔 페리뇽 샴페인을 몰래 사놨다. 귀엽다.

캐나다는 Covid-19 2차 접종률이 50%를 넘어섰다. 사스카츄완 주는 내가 떠나온 다음날 부터 마스크가 없어도 되는 주가 되었고, 이곳 온타리오 주는 레스토랑을 비롯한 모든 실내 서비스 업종이 정원 50% 제한 아래 모든것이 정상화 되었다. 그리스 거리인 Danforth 거리의 바 the Edmund Burke 를 운영하는 쥔장 Russ를 알게되어 두어시간 실컷 수다를 떨었다.

딸아이는 없지만 아들과의 미니 파티를 위해 모에 드 샹동 샴페인이 비워지고.

우리 가족 셀피는 건물 유리벽.

인디고 서점도 참 오랫만이다. 유발 하라리의 광팬인 나는 그의 신간 21 Lessons for the 21th Century 를 골랐다.

Oh.. I love Toro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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