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오래된 나무 그늘아래의 벤치에서 앉는다. 양손을 깍지껴 머리를 받치고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다. 목련 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어머니가 그립다.
목련 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 꽃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님
...
스르륵 잠이 오기 시작한다. 스벅 그란데를 두잔째 마시고 있음에도. 턱에 손을 괴고 깊은 생각에 잠긴척 하면서 좀 졸다 가야겠다..
여긴 습도가 높지 않아 햇살 아래서는 30도를 넘나들지만 그늘에선 서늘해 긴팔이 필요하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깜박 잠이 들면 감기들기 십상.
오늘은 웬지 Fish & Chips 가 생각나는 날이네..
토론토 대학의 모든 소로길들이 내 산책로가 된지 오래다. 학문의 전당인 상아탑의 전형적 모습을 갖추고 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여러 나라의 수상들을 배출한 이 아름답고 고귀한 공간이 내 안방 마당이 되다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토론토대학은 토론토 시민들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대학의 공간과 시설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이용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