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쓰기에 특출 나게 재능이 있는것도 아닌데 이분들이 나의글에서 얻을만한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게 표현해서 '작품'을 위한 글쓰기라기보다는 그저 신변잡기에 가까운 내용과, 마음 가득 담아 정성껏 써 내려가는 일기에도 못 미치는 글솜씨로 나의 구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염려가 앞선다. 물론 구독자 수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에서의 이민자로살아가는 이야기나 한국에서 소시민의 삶을 살았던 이야기를 소재로 열 분의 구독자를 만족시키고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민 이야기를 쓴다면 이민을 하게 된 이유를 시작으로 해서 이민 준비 과정부터 써야 할까?
- 캐나다이주를 결정하면서아내와 나는 아이들의 미래만 보기로 하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힘든것들이나어려운것들을생각하기보다 막연한 이상만 갖고 맨몸으로 맞닥뜨린 선택을 했었다.
부모님께서는 지나가는 말로 들었던 아들의 이민 결정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하셨고, 누나와 자형은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라는 말에 마지못해 찬성 아닌 찬성의 입장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유독 아버지 형제분들과 사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던 아버지를 덜 실망시키기 위해서 큰아버지댁과 작은아버지 댁을 찾아 인사드리고 사촌들에게도 부득이하게 이민을 하게 되었노라 작별인사를 다닌 것도 부모님 곁을 떠나는 자식의 도리로써 의무감으로 다녔다. -
이런저런 경험과경력 이야기를 쓴다면 그래도 사연이 많았던 한국에서의 직장과 사업 경험을먼저펼쳐 놓아야 할까?
- 사교육의 첨병이나 다름없던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내가 내 자식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싫다고 이민을 간다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도 웃지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이민을 결정할 당시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내가 운영하던 학원과 같은 층에서 입시 종합학원을 운영하던 모 원장은 내가 학원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캐나다행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이듬해 호주로 온 식구를 데리고 떠났다고 한다. 그래도 그 친구는 이민을 실행한 케이스였고, 아직도 한국에서 캐나다로 혹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떠나려는 계획만 세우고 있는 지인들이 있다면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슨 이민병에 걸린 환자들만 이 사람 주변에 가득할까 하며 이것을 믿을까 싶다.
2008년 내가 이민을 하고 나서 사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차원의 조치가 나오면서 평소 알고 지냈던 주변 학원장들로부터 나의 선견지명? 에 대해 칭송하는듯한 연락들을 받으면서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그 풍파 속에서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어떤 결정으로 어떻게 흘러갔을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있었고,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이민생활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
캐나다에서의 이민생활이나 해외생활 적응기를 쓴다면 이곳에 도착해서 처음있었던 이야기를 써야 할 것같기도 한데?
- 캐나다에 오기 전에 나름대로 이민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보고 왔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생각했던 것처럼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이 많지 않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온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의 답답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민을 준비할 때 주변에서 외국으로 나갈 때 숟가락하나라도 가지고 가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 이사비용이 많이 발생하니까 그 돈으로 현지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와 아내는 전자를 선택하기로 결정하였고 컨테이너를 동원하여 침대부터 숟가락까지몇백만 원이 들었던 해외배송 이사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당시 운송업체의 횡포로 예상 도착 일보다 무려 한 달 이상이나 시간이 더 걸려서 우리네 식구는 두 달이 넘는 시간을 그릇 몇 개와얇은 침낭으로 맨바닥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로 이사할 경우 운송업체에서 말썽을 부리면 피해는 전부 이사하는 물건의 주인이 입어야 했다.-
캐나다 생활 10년이 넘어서 아이들도 성장하여 큰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고, 작은아이도 3년 차의 대학생이 되었지만 아내와 나는 아직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내는 요리사로 영주권을 위해 힘든 시간을 잘 버텨 내주었고, 지금은 비교적 본인 적성에 잘 맞는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나도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을 한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물론 한국과 다른 면도 있지만 직장이라는 곳이 모두 내 맘처럼 잘 대해주는 사람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과 다름없는 직장 스트레스도 겪으면서 잘 버티고 있는 중이다.
처음 브런치를 통해서 쓰려고 했던 캐나다 속을 들여다보는 여행 이야기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열명이나 구독자가 생겼으니 이민자로 살아가는 생활 속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기본이 5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볼 수 있는 산 같은 산, 호수 같은 호수를 보러 다녀오는 이야기도 전해 드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