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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May 07. 2019

그러면 우리는 구글을 소송해야 하나?

습관은 바꿀 수 있는 나의 문제다.

코카콜라를 매일 같이 마시던 한 소비자가 코카콜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콜라 때문에 치아가 상했고, 콜라를 그만 마시려고 했지만 중독되어 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외국에서도 '콜라 소송'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햄버거 소송', '담배 소송' 등 본인의 중독으로 인한 피해를 제조사에게 책임을 묻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콜라 소송'과 '햄버거 소송'은 치아와 비만의 원인을 각각 한 가지에서만 찾기 어렵기 때문에 원고가 패소하는 일이 많지만. 미국에서 '담배소송'은 원고가 승고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1953년 진행되었던 첫 소송은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족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의 유해성을 고지하지 않은 점을 인정받아 4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고, 그 이후로 1990년대 말 미국의 모든 주 정부들이 담배 소송을 제기해 46개 주는 담배회사들과 2060억 달러에 최종 합의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일본과 프랑스, 독일에서도 담배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판례를 고수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15년을 끌어온 국내 흡연자들의 담배 소송이 원고 패소한 적이 있다.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 다시 말해서, 중독(= 반복되는 습관)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


미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습관과 자유의지에 대한 신경학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었다. 그 연구 결과가 반영되면서 미국 법원에서는 (우리의 정상적인 선택 능력을 방해할 정도로) 강력한 습관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범죄자가 몽유병 같은 '무의식적 행동'을 핑계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그 습관에 따른 행동에 대한 면책권을 인정하기도 한다.


책, <습관의 힘>에서는 두 가지 사례를 보여주며 습관과 자유의지에 대해 설명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살해한 몽유병 환자(A) vs 도박에 빠져 수십만 달러를 잃은 평범한 주부(B)    


결론부터 말하면 몽유병 환자(A)는 무죄, 도박에 빠진 주부(B)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둘의 공통점은 둘 다 뿌리 깊은 습관을 따랐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둘 다 습관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었고,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바로 의지의 문제다. (A는 수면상태였고 의식이 없었던 반면, B는 자율 규제 프로그램을 스스로 신청할 수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는 (아이언맨의 부모를 살해한) 버키반즈는 세뇌되어 있었기 때문에 무죄다. (출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 <습관의 힘>, p. 373


<습관의 힘>에서는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또 그런 믿음을 습관화한다면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라고 역설한다. 단, 이 습관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아낸다면 말이다. (어떤 습관이든 '습관 고리'가 있어서 이 습관 고리를 파악하면 된다)


*습관 고리: 신호 -> 반복행동 -> 보상 
*습관을 바꾸는 방법: 신호와 보상은 그대로 두고 반복 행동을 바꿔라!
나쁜 습관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출처: <습과의 힘>)


다시 처음의 물음으로 되돌아가 보자. "중독(= 반복되는 습관)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


(이 문제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습관 하나로만 판단한다면, 그것은 담배 회사 등의 원인 제공자가 아닌 나의 문제가 더 크다. 왜냐면, 습관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다. 어렵지만 통제는 가능하다. 


그러면 앞서 언급한 '나쁜' 습관들이 아닌 다른 습관들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는 하루에 핸드폰을 얼마나 많이 바라보고 있는지.


어쨌든 이런 장면이 비정상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 세상은 우리를 습관으로 길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기술이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 알고리즘은 갈수록 교묘하고 정교하게 계산되고 있다. 미국의 target은 임산부들에게 그들이 기분나빠할까봐 절대 사지 않을 것 처럼 보이는 광고도 섞어서 보낸 다는 사실! 광고가 무작위로 보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가 보고 있는 광고들은 우리의 구매 형태에 감추어진 습관을 찾아내는 전문가의 계산된 행동인 것처럼 말이다.


조깅을 시작한 이후로 내 sns 계정에 트레이닝 복과 각종 운동 앱들이 뜨기 시작했는데, 구글 알고리즘은 지금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디서 지갑을 열게 할지 알고 있다. 이것은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인터넷이 우리를 쉴 새 없이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쇼핑에 중독되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집중하고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그러면 sns에 중독된 우리는 각종 플랫폼을 고소 해야 하나? 물론 아니다.


인터넷을 하지 말고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니콜라스 카의 말처럼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고, 기계를 작동하는 시간과 함께 전원에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도 모두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균형을 맞출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이미 길들여져 있는 습관이 우리를 먹어치우지 않도록 우리의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 


구글을 탓할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습관 고리(신호-반복행동-보상)에서 반복행동을 바꾸면 된다. 핸드폰을 보는 시간을 책을 보는 시간으로, 사색하는 시간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의식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혼자 힘으로 책 읽는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면, 대교의 사회공헌 사업인 '빡독'과 '씽큐 베이션'에 참여하여 최고의 환경 설정을 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 (*씽큐베이션: 1주일 1권 서평 쓰고 토론하는 12주 무료 독서모임)


'빡독' (*빡세게 독서하자: 하루 종일 핸드폰을 끄고 책을 읽는 1일 무료 독서모임)

 

미국의 심리학자였던 고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을 이렇게 정의했다. "처음에는 어렵게 하던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고. 그가 습관을 종이나 코트가 일단 구겨지거나 접히면 그 후로는 항상 똑같은 곳이 접혀지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것이 좋은 비유인 것 같다. 습관을 유지할 것인지 바꿀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훈련한다면 반드시 연습한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일주일에 한 권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30분 조깅을 한다. 어렵게 하던 일이 조금씩 쉬워지고 있다.


이 글은 대교가 후원하는 무료 독서모임 '씽큐베이션'에 참여하면서 작성된 6번째 서평입니다. 


5월 18일 [빡독 신청하러 가기]:  https://forms.gle/kaAG8DbKC9TBpHgY9 (5월 10일까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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