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어가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이덕무)... 그러나 정작 같은 나라 사람들과는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신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고 적다는 이유로, 가진 것이 있고 없다는 이유로, 서로가 속한 당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미리부터 사람들 사이에 금을 그어 놓았기 때문이다. - <책만 보는 바보>, p.150
(박제가) "나는 위아래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정말 싫습니다. 예의를 지키라는 이야기 같지만 결국은 집안이나 신분, 벼슬의 높고 낮음에 따라 고개를 들고 숙이는 것을 정하라는 게 아닙니까? 옳고 그름에 따라 고개를 들고 숙여야지, 어찌 그 사람의 껍데기만 보고 고개를 숙이겠습니까?" -<책만 보는 바보>, p.63
자네들에게도 좋은 날이 꼭 올 것이니,
부지런히 책을 읽고 생각하며 자신을 갈고닦게.
-담헌 홍대용
(홍대용)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느끼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싶은 대로 사물을 받아들인다.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싶은 것, 인정하고 싶은 것을 미리 정해두고, 그 밖의 것은 물리치고 거부한다. 그러한 마음에 기초가 되는 것은 역시 지난날에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고 들은 자신만의 감각이나 경험이다. 이것이 바로 선입견이다. (중략) 사람과 사귈 때도 신분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을 먼저 보게 되니, 참다운 벗을 만나 마음을 나누기도 어렵다. 선입견은 결국,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사람과 사물의 본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는 편견이기도 하다. 그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세상은 새로운 활기라고는 없는 세상, 변화를 거부하는 낡은 것들로만 가득한 세상일 것이다. -<책만 보는 바보>, p. 176-177
아버님의 시대보다 나의 시대가 더 나아졌든, 나의 아들들의 시대는 좀 더 나아지리라. 머지않아 세상에 태어날 나의 손자의 시대는 더욱 그러하리라. 우리 후손은 못난 조상처럼, 소중한 삶을 탄식과 분노로 오랫동안 소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노라면 스스로가 빚어낸 삶이 희미한 빛을 낼 때가 있지 않을까. (중략) 우리는 이미 우리의 삶에서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였다. 저 아이들의 시대는 더욱 달라지고 나아질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 것이라, 나는 믿는다.
- <책만 읽는 바보>, p. 245-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