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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Dec 03. 2019

성과는 무엇이고,
성공은 무엇인가

"난 너를 사랑해."라고 누가 말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말한 사람은 친구로서의 사랑을 말했는데 듣는 사람은 연인으로서의 사랑이라고 이해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랑을 일곱 가지로 나누어 표현했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느끼는 본능적인 사랑, 열정과 육체적 끌림이 있는 로맨틱한 사랑, 우정, 자기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이타적인 사랑, 성숙한 사랑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단어가 너무 추상적이거나 범위가 넓어서 서로 해석을 다르게 하는 경우는 자주 발생한다.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공'도 그렇다.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성공이 다르다. 모두가 칭찬을 해도 스스로의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실패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면 스스로 성공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여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뜻이 모호하다 보니 어떤 사람은 성공을 세속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성공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그럼 성공의 정의를 뜻에 따라 단어로 나눈다면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에서는 이 성공의 정의를 두 가지로 분리해서 설명한다. 바로 '성과'와 '성공'이다. 둘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성과는 개개인의 목표이고, 성공은 공동체의 반응이다. 성과는 내가 좌우할 수 있지만, 성공은 부여하는 사람이 여부를 좌우한다. 성과에는 한계가 있지만 성공에는 한계가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런 사례를 성공이라고 하지 않겠다. 이런 사례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성과라고 부른다. 열심히 노력해서 중요한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로 인해 얻는 보상은 내적인 것, 즉 개인적인 만족과 성취하다. 물론 이런 보상도 아주 중요하다. 이런 만족과 성취감은 미래에 더 나은 기량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공이 아니라 집단적인 성공을 가늠할 때는 공동체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 당신의 행위가 당신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포뮬러>, p.32)


위의 문장, '성과는 내가 좌우할 수 있으나 성공은 부여하는 사람이 여부를 좌우한다.'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이 말은 성과는 경쟁을 배제한 비 복잡계에서 나의 실력을 쌓는 것이고, 성공은 내가 쌓은 실력을 가지고 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꼭 성과를 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혹은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자가 더 뛰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라고? 성과를 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고!?


성과와 성공을 분리해 내니 오해의 소지는 생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실력을 갈고닦는 것이 성공하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과와 성공을 동일시 하지만, 성과 없이 운으로 성공하는 사례는 생긴다. 그럼 우리는 왜 노력을 해야 할까? 어린 시절 노력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과 상충되는 소수의 예시는 종종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보게 되면 사람들은 쉽게 좌절한다. 어차피 열심히 해도 소용없다는 결론을 너무 쉽게 얻고 애초부터 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그런 결론이 아니다. <포뮬러>의 저자,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의 대가인 바라바시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형편없는 실력을 지닌 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책이 아니라
최고의 실력을 갖췄을 때
더 잘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결국,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업적을 찾아내고 인정하고 더 넓은 세상에 확산시키는 연결망을 갖춘 지금의 시대에서는 더 그렇다. 우리가 성과와 성공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성과를 내도 성공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아니라 성과와 성공을 다르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과는 나의 노력(의식적인 노력+피드백)으로 반드시 해낼 수 있는 영역으로, 성공은 내가 이룬 성과를 최대한 많은 기회에 노출시켜 성공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술을 연마하고, 연습하고, 준비하고, 전략을 짜면 성과를 향상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성공은 사람들이 당신의 성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집단적인 척도다. 성과나 업적만 따로 봐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당신이 속한 공동체와 당신이 기여한 바에 대해 그 공동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포뮬러>, p.47


그러니 성과를 성공으로 착각해서 '나는 해도 안된다'고 내 인생을 포기부터 하는 바보 같은 결정을 하지 말자. 이 책은 성공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착각의 안개를 걷어줄 것이다. 성과는 통제가 가능하고, 성공은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 둘을 구분할 줄 안다면? 통제가 가능한 곳에 집중하고, 통제가 불가능한 곳에는 시도를 많이 해서 확률을 높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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