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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Sep 24. 2019

전 세계의 가난을 끝낼 수 있을까?

수확 체감의 효과와 100배 승수 효과

2013년, 세계은행이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절대 빈곤을 종식시키겠다고 선포했다. 한 나라도 아니고 전 세계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목표인가. 나는 2013년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가 대학교의 졸업식 연설 중에 한 말에서 이 말을 듣고 '불가능'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그것이 세계은행이라고 해도 말이다. 


Just two weeks ago, the World Bank Group Geoverning body
endorsed a target to end extreme poverty by 2030.
Just 17 years from now.

-Kim yong, 2013 Northeastern university Commencement Speech


왜 절대빈곤인가?


세계은행이 수많은 구호 목표 중 타깃을 절대빈곤에 맞춘 이유는 빈곤구제가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수확 체감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수확 체감의 법칙은 같은 땅에 더 많은 사람이 일할수록 각자가 가져가는 수확량이 적어지는 경향이다. 다시 말하면 적은 땅에 노동량이 집중되는 것만큼 비효율 적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땅으로 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자연재해에 대응하는 모습에도 비교할 수 있다. 재해가 발생하면 우리는 '긴급 상황'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긴급 상황'은 "늘" 발생하고 있다. 매일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1만 8천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것은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수 1,368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숫자다. (18,000명 >1,368명) 일본 지진 당시 구호단체에 쏟아진 기부금은 사망자 1명당 33만 달러였던 것에 반해 빈곤으로 인한 사망자 1명당 투입되는 공적원조금액은 평균 1만 5천 달러에 불과했다. (15,000달러 < 330,000달러이것이 세계 보건기구 및 세계은행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된 보건사업들이 긴급재난 구조 활동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들고 효율이 더 높다고 판단한 이유다.


남을 도와야 한다면 "효율적인" 선행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가진 돈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이 제한된 자원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렇게 효율적인 방법으로 남을 돕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 <냉정한 이타주의자>에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 착한 일을 할 때도 성과를 따지는 이유를 알려준다. 그러면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수확 체감 법칙을 적용하여 남을 돕는다면 어해야 할까? 1)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단 감정을 억누르고 유사한 재난이 항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 기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관심이 몰려 있는 곳이 아니라 가장 보탬이 될 곳에 기부해야 한다. 2) 부유한 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좁은 땅이 아니라 더 넓은 땅으로 가야 1인당 수확량이 높다 진다)


왜 세계은행이 빈곤을 목표로 했는지 알았다면 다시 세계은행의 절대빈곤 종식 목표로 돌아가 보자. 그들은 과연 가난을 끝낼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목표에 대해서 <냉정한 이타주의자>의 저자 윌리엄 맥어스킬은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물 한 방울의 크기지 양동이의 크기가 아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일까? 이 개념은 '100배 승수'로 설명할 수 있다. 맥어스킬은 술집의 할인행사로 이 효과를 설명한다. 술집에서 제 돈을 주고 맥주를 마시면 한 잔에 5달러, 남에게 사 줄 때는 5센트로 할인해 준다면 한없이 관대해질 것이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서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같은 비용으로 자신보다 빈곤층에 '최소' 100배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가 특별한 시대에 특별한 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선진국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눈부신 경제 성장기의 유산을 상속받는 행운을 누렸으며, 빈곤층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과학적 지식도 갖추었다. 우리에게는 수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에 대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이 있다. 따라서 '나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맥어스킬이 말하듯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매우 커다란 물 한 방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100배 승수 효과를 통해 우리가 수천 명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꿀 능력이 아니라 선행을 효율성으로 판단하는 인식전환이다.


참고: <냉정한 이타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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