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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Apr 18. 2019

니 인생 네가 살아야지!

"고통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셋째를 낳은 지 3~5개월 즈음이었던 것 같다. 셋째 외에도 나에겐 2살, 4살 아들이 있었다. 이 양보심이 없던 어린 아가들은 끊임없이 싸웠고, 엄마를 찾으며 울었다. 나는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틈 없이 바빴다. 나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심정으로 밤에 눈을 감았다. "내일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지?"


그 당시 내가 기댈 사람은 남편과 엄마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은 항상 바빴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우리 집에 왔다가 가시면서 했던 충격적인 한 마디.


"니 인생 네가 살아야지."


분명 엄마가 나에게 한 말은 "너 혼자 알아서 해"가 아니라 "... 그러니 힘내서 열심히 살아라." 였지만, 그 말을 들었던 순간, 나는 영원히 나를 돌봐줄 것 같았던 엄마에게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딸이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지? 엄마가 문을 닫고 나가신 뒤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리고 계속 그 말을 곱씹어 보았다. 


... 가슴 아팠지만, 맞는 말이었다. 엄마도 환갑이 넘으신 이 날까지 고생하시면서 살았는데 언제까지 내 아이들 봐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진 이 삶의 무게를 누구한테 지울 수가 없겠구나.'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살아내야 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엄마한테서 독립을 하기로.


막내가 3살에 나는 친정집을 근처를 떠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하남으로 이사를 왔다. 물론 지금 내가 일을 하고 있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 도와주시러 오시긴 하지만, 가끔 오시지 못 하시더라도 마음의 부담이 별로 없다. 새삼 이 기억이 되살아 난 건, 이 책의 이 부분을 읽으면 서다.


"고통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中


지난 경험을 생각하며 '고통은 나의 몫'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를 하며 읽었다. 그런데 이 챕터에서 전하는 건 그 보다 더 넓은 이야기를 한다.


고통을 바라볼 때, 나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을 분리시켜서 해석한 것인데, 나의 고통이라면 성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남의 고통일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대할 때, "내가 겪어 봐서 잘 알아."라는 말은 교만이라는 것이다. 상황과 성격 등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의 고통을 내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과 세 쪽으로 구성된 짧은 이야기 속에서, 시점을 바꿈으로써 얻는 태도의 차이를 보며 생각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각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주 많은 부분에서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소재에 대해서 비교적 짧은 구성을 이룬다. 이를 두고 내 남편은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냐고 이야기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누군가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면 누구나 관심 있어할 만한 소재에 관해서 '엑기스'만 담은 책이라고 말할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그래서 쉽게 넘어가는 이야기, 하지만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이야기로 가득하다.


특히,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에 나온 50 챕터를 모두 영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뼈아대> 유튜브 채널에는 책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고 솔직하게 풀어낸 영상들이 있고, 이 영상들을 통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학교 가기가 싫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d_xQnXP-HdM


<학교 가기가 싫다면> 챕터에서는 명문대 바라보기 식 학업성취가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온라인으로 배움의 길이 너무나 많고, 이것만 잘 활용해도 전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대학 시스템은 무너질 것이라고. (하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대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 내 아이가 (혹은 내가) 학교에 안 간다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책, <뼈아대>에서는 이 다섯 가지 능력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1. 글을 제대로 읽고 논리적으로 글쓰기 

2. 확률 및 통계적 사고 능력 

3. 리더십과 팔로우십에 대한 이해 

4. 언어 하나는 잘하기 

5. 능력보다 조금 높은 목표에 끊임없이 도전하기


지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떻게 확산되는지, 사람은 어떻게 새로운 지식에 적응하는지 등이 모두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즉 지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세계를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나아가 이런 사실을 알면 각자가 갖고 있는 지식 속의 결함을 파악하여 이러한 결함에 대처할 계획을 세우는 일도 가능해진다.
-<지식의 반감기> 9p.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를 때 '뼈아대' 채널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뼈아대]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뼈아대 

[체인지그라운드]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체인지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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