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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Oct 15. 2019

내가 밤 12시에 달리고 온 이유

변화를 만드는 매일의 법칙

밤 12시가 되기 5분 전. 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뛰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았다. 피곤하고, 시간이 늦었고, 쉬고 싶고, 밖은 춥고, 내일은 출근해야 하니 일찍 일어나야 한다. 한편 뛰어야 할 이유도 많았다. 2km 뛰고 오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고, 쌀쌀하지만 아직은 달리기 좋은 계절이고, 매일 뛰어보자고 결심을 했고, 오늘은 연속으로 3일째니 작심삼일은 해야 한다. 어쨌거나 운동은 나에게 좋은 것이다. 깊은 고민 끝에 함께 달리고 있는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늦었으니 오늘은 쉬라는 말을 내심 기대했으나, 뛰고 오란다. ㅠㅠ 그래. 뛰고 오지 뭐! 이왕 뛰기로 했으니 후다닥 옷을 갈아 입고 집을 나선다. '등 뒤로 지금이 몇 시인데...' 남편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다. 일단 나가서 다리에 시동을 걸며, 으슬으슬한 바람에 떨며 속으로 외친다. '춥다.... ㅠㅠ 나 지금 왜 뛰고 있는 거지?'


나쁜 습관은 대개 즉시 좋은 기분을 느끼는데,
궁극적으로는 나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좋은 습관은 이와 반대다.
당장은 즐겁지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좋은 기분을 느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240


뛰고 들어오는데 넉넉하게 15분, 씻고 머리를 말리는데 30분이 걸렸다. 약 45분의 나를 위한 투자. 시계는 밤 1시를 가리킨다. 시간이 늦었지만 그래도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하다. 뛰기 직전에는 나쁜 기분을 느꼈지만 뛰고 나니 좋은 기분을 느낀다.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말한다. 좋은 습관의 비용은 현재에 치르며, 나쁜 습관의 비용은 미래에 치른다고. 


내가 뛰어야 하는 이유와 뛰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비교해보면 게으름 vs 미래를 위한 투자로 분리된다. 분명 후자가 장기적으로 이득을 준다는 것을 알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편안함을 선택한다. 뇌가 현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계획을 할 때는 미래의 멋진 나를 그리지만,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감에 굴복하는 이유다. 그러면 나는 왜 뛰기로 결심했을까?


1) 함께 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습관이 변한다


내가 동료에게 오늘 달려야 할지 물어본 이유가 그것이다.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속한 사회에서 존경과 인정을 얻고 싶어 하는 본능을 이용한 것이다. 이것은 나의 다른 경험으로도 알 수 있다. 혼자 달릴 때 나는 자주 나와의 약속(2~3일에 한 번씩 뛰기)을 자주 지키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경험에서는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씽큐베이션] 26주 동안, [30일 글쓰기] 30일 중 28일 동안 그리고 [30일 그리기] 모임에서 한번도 마감 시간을 어긴 적이 없는 이유는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매번 서로를 칭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서로의 작은 행동들을 지켜보고 있다. 나의 목표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공통의 것이기 때문에 지켜내야 하는 것이 되었다. 


무리에 소속되는 것보다 더 동기를 지속시키는 것은 없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 159


이것은 정체성의 문제와도 연관이 된다. 책을 좋아하는 나의 정체성은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그룹원들과 공유되고, 나는 '책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 더욱 강화된다. 지난 4월, 5km 마라톤의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함께했던 세명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톡방을 유지하며 서로를 격려한다. 우리는 지금도 달리기 기록을 공유하며 달리기 습관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돕는다. 혼자 달렸지만, 혼자 달린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습관을 만들 때는 혼자서 실패를 반복하는 것보다 지향하는 정체성을 가진 그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2)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매일 하는 것의 중요성


지난 <1만 시간의 재말견>의 서평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매일 하는 것의 중요성은 곳곳에서 강조된다. 역대 3점 슛 성공 개수 1위 기록의 보유자인 미국 프로농구 선수 레이 앨런은 자신을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들인 "매일"의 노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는다. 그림에 아무 재능을 보이지 않았던 조너선 하디스티는 무려 13년 동안 매일 그림을 그려 최고의 화가가 되었다.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의 저자 벨라 마키는 달리기를 통해 어떤 의사도 고치지 못했던 자신의 강박장애를 극복했는데, 그녀는 "매일 똑같은 코스를 똑같이 달리는 것의 효용"을 강조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도 "매일"을 강조한다.


Q: 최고의 선수들과 보통 사람들의 차이가 뭡니까?

A: 어느 시점에 이르러 매일 같이 하는 훈련에서 오는 지루함을 견디는 게 관건이죠. 같은 리프트 동작을 하고 또 하는 거요.

출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294


환경설정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습관이 저절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나의 의지는 필수 조건이다. 연습을 하면 할 수록 그것은 점점 일상이 되고 지루해진다. 문제는 그럴 때 하루 정도 쉬는 것을 너무 쉽게 합리화 한다는 것이다. 알겠지만, 우리가 유지하려고 했던 습관은 이런 식으로 무너진다. 그렇게 사람들은 실패에 길들여진다.


내가 매일 달리기에 도전하는 것은 매일의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많은 책과 기록들을 통해 완벽하게 설득이 되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잘해서 선수가 되려는 것이 아니다. 달리기를 통해 근면함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어쨌거나 달리기는 나의 건강을 위해 좋은 것이 아닌가. 쉽지 않겠지만 이번에는 지난 번처럼 "하루만"이라는 말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생각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성실한 달리기"의 중요성을 믿는다. 작심삼일은 어제 해냈으니 오늘은 4일 연속 달리는 첫번째 날이다. 하루에 딱 12분만 해보자!!



#씽큐베이션 #실력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씽큐3기 #아주작은습관의힘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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