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 5일 만에 퇴원 3편
퇴원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4박 5일 만에 집으로 향했다. 날이 무척 좋았던 퇴원 날 남편에게 조금이라도 일찍와서 퇴원 수속을 밟으라고 재촉했다. 퇴원 후 외래 진료를 예약하고,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모두 챙기고, 퇴원 후 유의할 사항에 대한 설명과 함께 2주간 복용할 약 봉투를 받았다.
금요일에 입원해서 그 다음주 화요일에 퇴원했다. 금요일 입원 결정 후 토요일에 수술을 받았고, 월요일에 MRI 촬영을 했고, 결과를 보고 화요일 퇴원을 결정했다. 회복이 빠른 편이라서 퇴원도 일찍한 편이다. MRI 결과를 본 의사는 수술을 잘 됐다고 전했다. 빠져나온 디스크도 깨끗하게 제거(디스크 제거술)됐고, 수술 상처도 잘 아물고 있다고 얘기했다. 한결 안심이 됐다. 물론 주의사항도 건넸다. 수술 후 재활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잘 회복하고 재활을 잘 해야 재발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 재발은 정말 싫다. 두 번 다시 허리 통증을 겪고 싶지 않다. 특히 수술 전 이틀은 그야말고 대바늘로 꼬리뼈를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은 정말 끔찍했다. 39년 인생에서 겪은 제일 아픈 순간이었다. 순간 다리를 도려내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퇴원 후 생활이 걱정되긴 했다. 집에선 아무래도 병원보다 움직임이 많을 것 같고, 그러다 몸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원 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병원 건물이 신축이어서 환경은 더할나위 없이 깨끗하고, 간병인 통합서비스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간병인 역할도 해서 보호자나 간병인을 둘 필요가 없었다. 서비스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4인 병실도 3인이 쓰다가 나중엔 4명으로 꽉 찼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 화장실도 병실마다 있어서 편리했고, 심지어 병원밥도 맛있었다.
그런데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허리나 무릎이 아픈 환자들이 모인 곳이다보니 매일밤 신음 소리가 병실 곳곳에서 들렸다. 질환상 연령대가 높다보니, 간혹 치매 환자가 입원해 간호사와 실랑이를 벌인 밤도 있었다. 모든 상황을 귀로 듣다보니, 피로도가 심해졌다. 아무리 케어를 잘 해준다고 해도 밤엔 환하게 켜진 복도의 빛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고, 새벽 5시만 되면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러 온 간호사로 일찍 깨는 일이 반복됐다. 몸 컨디션만 괜찮다면 요양은 집에서 하고 싶었다.
병원에서 알려준 수술 후 다음 내원일까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여러개다. 우선, 다음 외래 방문일까지 보조기(복대) 반드시 착용할 것. 보조기는 두꺼운 복대처럼 생겼는데, 수술 직후부터 경과에 따라 최대 3개월까지 착용해야 한다. 디스크 제거술의 경우 1~2개월 정도 착용하는 것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 누운 상태에서 보조기를 착용하고, 옆으로 굴러서 조심스럽게 일어나야 한다. 보조기는 양 옆에 허리 지지대가 있어서 움직일 때 허리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그 다음은 운동과 물리치료는 주치의와 상의할 것. 입원 기간 병원에 속해 있는 재활센터에서 재활 운동 상담을 받았다. 일명 도수치료라고 불리는 것인데, 재활 운동도 이 범위에 포함된다고 한다. 다음 내원 때(수술 2주후) 재활 운동을 시작하자고 상담했고, 예약도 했다. 물리치료 역시 수술 부위엔 별도의 견인치료를 하면 안되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가 꼭 필요하다. 괜히 집에서 허리 통증 있을 때마다 했던 더운 찜질을 한다거나, 수술 부위에 침을 맞는 행위는 금물이다.
걷는 것은 30분 이내, 바닥엔 필요할 때 잠깐 앉아야 한다. 수술 직후 2주간은 거의 누워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 집에서 삼시세끼를 챙겨먹고 잠깐 소파에 앉아 있다가 거의 누워 지냈다. 앉아 있을 때 뭔지 모를 불편함도 있어서 밥과 약을 잘 챙겨 먹은 후 소화가 될 무렵부터 계속 누워 있었다.
운전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 운전할 때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잘못된 자세로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직후 운전은 권고하지 않는다. 수술 2주 후 내원했을 땐 택시를 타고 갔다가 컨디션이 괜찮아서 걸어서(30~40분 소요) 집으로 돌아왔는데, 잘못된 방법이었다. 집에 와서도 통증이 있진 않았지만, 나중에 척추 수술 후 유의사항을 살펴보니 언덕(경사)은 수술 1~2개월 후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밖에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수술 부위에 직접 뜸, 핫팩, 파스를 붙이면 안된다. 술과 담배는 재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금물이고, 커피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나중에 주치의한테 물어보니 커피는 마셔도 된다고 했다)
아, 수술 후 2주 동안 샤워가 허용되지 않는다. 수술 부위 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 이틀에 한 번씩 수술 부위 상처를 소독했는데, 커다란 방수 밴드를 붙이고 가벼운 물샤워는 바로 했다. 머리도 감아야 하는데, 앞으로 숙여서 감는 대신 뒤로 감았고, 그 과정에서 수술 부위에 붙인 밴드에 물이 들어가진 않는지 확인도 했다. 숙이지 않고, 조심스레 샤워를 하니까 몸에 무리가 가진 않았다.
이제 길고 긴 재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