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거울
To Mrs. Kang
세상과 마주하는 모든 것에 당돌하리만큼 무모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던 그 시절.
뇌리를 스치고 지나는 일련의 사건을 떠올리면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타인은 나의 거울이라 했던가요.
가끔 대화 속에서 반추하듯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표면상 연약해 보이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며 사는 그대에게 진지한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답니다. 오늘 그대로 인해 또 한 수 배웁니다.
언젠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 지금 계획했던 일을 삼십 대에 했다면 실패했을 거예요 ”
글쎄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그대라면 그 나이에 맞게 현명함으로 잘 해냈을 거라는 믿음이 갑니다.
아마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내공은 저절로 얻어지는 구색과는 많이 다를 거라 여겨집니다.
그대 몫으로 차곡차곡 쌓여있던 번뜩이는 재치는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더욱 그 빛이 발휘되겠지요.
" 느낌 아 ~니까 " - 김지민 버전 :)
꿈틀꿈틀 늘 깨어 생동감 있는 그대 열정이 부럽기만 합니다.
요즘 글멍에서 헤어 나오려고 노력 중입니다.
누군가 독서의 매력에 대해 ' 다른 세상에서 만나 남의 편견을 듣고 나의 편견을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 라고 하더군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공감합니다.
한 계절이 또 지나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빛은 이미 가을로 가득한 하늘입니다.
따가운 가을 햇살을 가리고자 쓴 선글라스. 모자. 팔토시. 마스크 모두 내려놓고 맨얼굴에 내리쬐는 태양의 기운을 흠뻑 취하고 싶네요.
왜 그런지 시간을 맞추고 애써 만들어야 하는 만남이 점점 번거롭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선선해지면 그대와 얼굴 마주하고 차 한잔의 여유시간 나누어요.
따로 또 같이. 평안한 하루하루 보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