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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증후군, 내가 잘못해서 죽은 것만 같아요.

심한 죄책감, 보호자라는 무게, 협상의 과정에 대해..

6.jpg?type=w966 사진출처: 유튜브 냥신TV '펫로스 상담소를 찾은 냥신 feat. 펫로스 상담가 조지훈'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난 이후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모든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던 것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보호자들의 마음으로 파고듭니다. 그래서 많은 보호자분들이 '자신의 잘못으로 반려동물이 죽게 되었다', '반려동물이 죽은 것은 나의 책임이다', '내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라는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담실로 찾아오십니다.


'보호자'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를 쓰던 것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처럼, 반려동물을 소유하고 권한이 있다는 느낌의 '주인'이라는 용어에서 함께 살아가며 곁에서 반려동물을 지키고 돌보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보호자'라는 용어를 우리는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8.jpeg?type=w966 사진출처: Pexels


다만, 보호자이기에 결국 '책임감'에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으며,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자녀를 키우듯, 먹는 것, 마시는 것, 놀아주는 것,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것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과 행복, 즐거움, 안락함에 대한 책임과 함께 '죽음'이라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에도 보호자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요.


반려동물을 처음 키우면서 잘 알지 못하고 했던 행동들이 후회로 돌아오기도 하며, 특히 보호자의 실수로 반려동물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경우 큰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물질을 먹게 되거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 반려동물에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든 물건을 집에 두게 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그런 문제들이지요. 특히, 반려동물이 죽게 되는 상황에서 '병원에 일찍 데려가지 못했다', '아프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어야만 했다', '평소에 건강검진을 잘 시켜주지 않았다'라는 생각들은 보호자에게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을 주기도 합니다.


9.jpeg?type=w966 사진출처: Pexels


특히, 반려동물은 자신의 증상을 말로 설명할 수 없기에 눈에 띄는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보호자가 좀처럼 알기 힘든 경우들이 많고, 또 본능적으로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숨기려고 하는 경향들도 반려동물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지요.


노령의 반려동물을 케어하면서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이 화살처럼 돌아오기도 합니다. '노견이어서 산책을 오래하는게 좋지 않았을 텐데', '아픈 애를 왜 그렇게 목욕을 자주 시키려고 했을까?', '이렇게 떠날 것이었다면 무리해서 수술을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들이 노령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이 흔히 죄책감을 호소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EBS_%ED%8E%AB%EB%A1%9C%EC%8A%A41.jpg?type=w966 사진출처: EBS 설채현 수의사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펫로스 증후군 편"
EBS_%ED%8E%AB%EB%A1%9C%EC%8A%A43.jpg?type=w966 사진출처: EBS 설채현 수의사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펫로스 증후군 편"
EBS_%ED%8E%AB%EB%A1%9C%EC%8A%A411.jpg?type=w966 사진출처: EBS 설채현 수의사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펫로스 증후군 편"


그래서, 상담실에서는 이러한 죄책감을 다루는 것이 상담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그 모든 행동들은 <내가 반려동물을 죽게 만든 행동>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자 했던 행동>이었다'라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도록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어보아야 하지요. 상담자로써 많은 보호자분들을 만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내가 죽였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나 자신이 여러 방송매체에서 나오는 아주 끔찍한 동물학대범이 아니라면,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싶었던 보호자'라면, 결코 "내가 죽였다"라고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너무도 명백히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혼자서 생각에 잠기며 마음을 정리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이러한 죄책감을 쉽게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정상적인 애도의 과정중에 발생하는 협상(bargain)의 과정이 자신에게는 잘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죄책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죄책감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만약,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고 지금 자신에게 해결되지 않는 죄책감들이 자리잡고 있다면, 전문적인 펫로스 상담을 통해서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잘못된 죄책감들을 하나씩 천천히 해결해 나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많은 칼럼과 강의, 세미나 등을 통해 펫로스 증후군을 알리고, 보호자 분들이 아픔을 치유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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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조 지 훈

한국 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 1288호

한국 임상심리학회 전문회원/ 수퍼바이저

서울대학교병원 본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현지 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삼성, SK헬스커넥트 연구 참여)

아주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임상심리학전공 석사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저자 [라곰, 2023]

EBS 펫클래스유 펫로스 <반려동물 이별지침서> 강사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이수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SBS 뉴스토리" 등 출연, 자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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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제/ 전화 및 인스타그램 DM 신청 이후에 등록이 가능하십니다.

성함, 연락처, 현금영수증 번호 확인 후, 참가비 입금 후에 등록이 완료됩니다.

환불 규정: 2일전 100% 환불, 1일전 50% 차감 후 환불, 당일 환불 불가

선착순 등록으로 마감 후에는 등록이 불가능합니다.

마감 이후에 다음 클래스 일정에 사전 등록도 가능하십니다(8월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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