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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티 Dec 04. 2023

남미 주짓수 도장 깨기 2, 과테말라 안티구아

'낭만 그 자체' Antigua Guatemala Gracie Barra

Antigua Guatemala Gracie Barra 주짓수 체육관 방문!

미로같이 얽힌, 숨겨진 체육관

과테말라 안티구아 주짓수를 검색해 보니 안티구아에서는 꽤나 먼 위치인 Jocotenango라는 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안티구아에서 차를 타면 15-20분 정도 걸리는 곳이어서 숙소를 시내와 가까운 곳이 아닌, 아예 체육관 바로 옆으로 잡았다. 체육관을 가기 전날 미리 한 번 사전답사를 해볼 겸 구글맵을 켜서 가는데 이게 웬걸, 도착해 보니 공터가 나왔다. 분명 구글맵에는 이 자리가 맞는데 주변엔 다 쓰러져가는 집 한 채와 황량한 땅만 보였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한테 구글 맵을 보여주고, 어디로 가는지 물어봤다. 한 입구로 들어가야 하는데 입구에서부터 5분은 넘게 걸어야 체육관이 나온다. 정말 미로 같은 곳이다. 구글맵을 100% 신뢰할 수는 없어서 처음 가는 곳이면 늘 하루 전 날이나 시간이 남을 때, 한 번 그 주변이라도 다녀와봐야 안심이 된다.


낭만 그 자체의 체육관이다

 드디어 구글에서 보던 사진이 조금씩 내 눈앞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주짓수를 하다니, 낭만 그 자체 아닌가!' 주변은 카페와 식당들이 있어, 사람들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 Jocotenango의 딱 이곳만 엄청 고급스럽게 꾸며놓고, 관리를 하는듯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현지인이었는데 내가 느끼기에 일반인이 아닌, 다들 어느 정도 생활이 되는, 훌륭하신 분들이 오는 곳 같았다. 완전 관광지인 안티구아에 비해 이곳은 여행객들이 전혀 모르는 곳이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이런 시설들이 왜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떤 부자가 이런 큰 공터에 식당과 카페 그리고 체육관을 조성해 놓은 것은 아닐까' 잠시 상상했다. 모쪼록 이런 장소에서 운동한다는 것이 마냥 설레었다.


Brazilian Jiu-jitsu (BJJ) Antigua Guatemala Gracie Barra
아가들이 마치 전깃줄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참새들 같았다.


오랜만에 한 스파링에 행복했던 시간

 과테말라는 안 좋은 소식을 하도 많이 접해서 겁을 많이 먹었는데,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만난 친구들 모두 친절했고, 저녁에 운동 끝나고 집에 갈 때엔 데려다주려고 하고,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도와줬다. 그리고 이 체육관은 수업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 특이한 곳이었고, 마치 한국의 파주 영어 마을과 같은 느낌이었다. 나처럼 낯가리고, 처음에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이 혼자 여행하는데 친구 사귀기에는 최고의 조건은 바로 이런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야외이고, 주변에 풀과 나무가 많아 모기가 있어서 체육관에 모기를 쫓는, 바르는 약이 구비되어 있다. 처음엔 별생각 없이 안 바르다가 나중에 모기 몇 방 뜯기고 나서 얼른 발랐다.

운동이 끝나면 매트를 청소하고, 한쪽으로 다 정리해 놓는다. 아마 내일은 다른 수업이 있는 듯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업이 매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 3-4회 정도 했는데, 안티구아에 머물렀던 일정 생각하면 몇 번 가질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위기에서 스파링 해보았다는 건 정말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대충 찍어도 멋있는 주변 환경 덕에 사진이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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