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해외에서 체육관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체육관 위치를 찾는 일도 그렇고, SNS를 보고 구글맵을 보아도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가기 전날이나 오전에 미리 한 번 체육관 주변을 가본다.
파나마에서는 그나마 쉽게 찾은 편이었다. 파나마 물가가 굉장히 비싼 편이어서 바다가 보이는 다른 체육관은 하루에 25달러라고 하니 망설여졌다. 세미나도 아니고, 하루 수업료로 25달러는 부담스러워서, 알아보다가 연락이 닿은 곳이 바로 이 체육관이었다.
체육관에 있는 수많은 피와 땀의 기록들
수업 시작 30분 먼저 와서 몸도 풀 겸, 관장님과 대화도 할 겸 기다리는데, 이 체육관은 여성 전용 수업이 있는 것 같았다. 사범님도 여자분이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관장님 사모님이셨다.
부부 주짓떼로라니, 관장님 커플을 보면서 롤모델을 보는 듯했다. 같은 취미를 나누고, 또 그 취미를 업으로 삼는다는 일은 얼마나 행복할까 잠시 고민했다. 이렇게 혼자 여행하며 즐기는 취미생활하는 것도 즐거운데,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니..!
참고로 Serpente는 스페인어로 '뱀'이라는 뜻이다.
파나마를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문득 '코스타리카까지 왔으면 당연히 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만 보던 파나마 운하를 눈앞에서 보고 싶어서 며칠 안 되는 기간 동안 파나마에 왔고, 그 여행하는 시간을 쪼개서 이 도장에 왔다. 그리고 이틀간 재밌는 추억을 만들었다.
간혹 이상하게 구는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친구들이 주류가 아니고, 어딜 가든 있는 그런 친구들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나에게 더 많이 알려주려고 하고, 잘해주는 편이다. 늘 이렇게 며칠 안 되는 기간 거쳐간 체육관들도 기억에 많이 남아, 행복했던 그 장면을 사진으로나마 추억한다.
Serpente Panama, Para siempre
마지막 날 관장님이 물으셨다. 다음에 어디를 여행하느냐고. 그래서 다음은 볼리비아를 간다고 하니, 관장님이 인스타그램으로 볼리비아 코차밤바에 있는 Andes Jiujitsu 도장을 알려주며, 본인의 제자가 운영한다고 하셨다. 사실 코차밤바는 그날 처음 들어봤고, 볼리비아 여행지로 수크레, 우유니만 기대하고 있어서 처음 들었을 땐 갈 생각 전혀 없었으나, '사람일은 모른다.'는 말이 이럴 때 쓸 수 있을까.
볼리비아 수크레에서 마음에 드는 도장을 찾지 못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라파즈는 고도가 3,500 ~ 4,000m 되어 걸어 다니는 것도 숨이 찰 지경인데 이곳에서 주짓수를 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결국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다가 파나마에서 Morris 관장님이 알려준 코차밤바에 있는 도장이 떠올랐고, 바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