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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티 Dec 29. 2023

남미여행 1년 하며 느낀 '다른 사람의 경험'

아르헨티나 페소는 정말 '똥값', '휴지 쪼가리'일까?

아르헨티나 페소 암환율


부에노스 아이레스

남미여행을 하며 도움을 많이 받은 곳 중 하나는 남미사랑 카페와 오픈채팅방이었다. 접근성도 좋고, 은근히 남미 여행하는 분들이 많아서 정보와 동행을 구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동행을 그렇게 몇 번 만나서 같이 여행도 하고, 투어를 같이 가서 사진도 서로 찍어주고, 좋은 기억을 남긴 적도 많고, 가끔은 정말 시간 약속이나 개념이 없는 동행을 구해 기분이 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론 동행을 단 한 번도 구하지 않았다.


살타 성당

 그렇게 남미사랑 단톡방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다녀왔던 곳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굉장히 여행에 이득이 많았다. 그런데 간혹 본인이 겪은 경험이 공공연하게 마치 누구나 다 맞는 것인 양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 사람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까지 똑같이 적용될 리 만무하다.


살타 악마의 목구멍

 그중 한 가지 예를 들면, 아르헨티나 경제가 몇 년 전부터 인플레이션이 심해 돈의 가치가 날로 하락하고, 기준 금리는 100%가 넘어갔다는 뉴스를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와 관련하여 한 사람이 오픈채팅방에서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치는 없으니 다른 나라에 가서 환전하려면 '똥값'이다. '종이쪼가리'다. 그러니 아르헨티나 페소는 현지에서 전부 다 쓰고 오는 것이 낫다."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대해 아무 말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페소를 남기지 말고 쓰려고 했으나 일정이 긴박해서 다 쓰지 못하고 브라질로 넘어왔을 때, 브라질 국경에서 아르헨티나 페소도 암환율 적용이 되어 비슷한 수준으로 환전이 가능했고, 계산을 해보니 전혀 똥값이 아니었다. (물론 국경 근처의 환율은 대개 낮게 쳐주는 편이지만 엄청난 손해는 아니었다.) 또한 볼리비아에서 아르헨티나로 국경을 넘어올 때도 아르헨티나 페소 - 볼리비아 볼 환율을 계산해 보니, 어느 정도 환전상의 마진을 생각하면 이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유독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아르헨티나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그런 답변을 해서 그렇게 믿고만 있었는데 이래서 직접 다 계산해 보고 판단을 해야 한다. 부정확한 정보, 주관적인 생각을 객관적인 척한다. 우리는 이런 정보를 직접 확인해보고 받아들여야 한다.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

 그런 적이 사실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딱히 문제 제기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런 사람도 있구나, 어떻게 환전을 했는지, 사기를 당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경험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의 경험을 그저 '참고'만 하면 된다. 그 말을 진실인 양 믿을 필요도 없고, 그 사람도 그저 나와 같은 여행객에 불과하다. 이러한 경험이 동행과 관련되어 한 가지 더 일이 있는데 이는 다음 편에서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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