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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티 Dec 25. 2023

남들이 좋다는 건, 나한테도 좋을까.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볼리비아 수크레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가고 싶었고, 모두가 가는 유명한 곳 말고 숨겨진 보물과 같은 곳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찾던 중  한국인들이 잘 모르지만 훌륭한 곳이 있다는 글을 봤다. 그곳은 볼리비아 수크레였다.

 백색의 도시 그리고 사법상 수도인 곳이며, 치안이 상대적으로 다른 곳들보다 낫다는 평이 많았다. 볼리비아는 비자를 발급받으면 30일 동안 체류가 가능하다. (연장 90일까지 가능) 그래서 한 달간 수크레에만 있을 생각을 하고 떠났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이틀정도 지내보았는데 너무 심심했다.


2월 축제기간에 방문하면 볼 수 있는 광경

 수크레의 치안은 다른 볼리비아 도시에 비해 조금 더 나은 것 같은 느낌은 들었으나, 조금 실망스러웠다. 찾아본 글에서는 분명 오래 머물기 좋은, 여행하다가 쉬는 동네로 많이들 머무는 곳이라는데 특별할 것이 없었고, 12시간 장거리 버스를 고생하고 타고 왔는데 허무함이 들었다.


 대다수가 좋다고 하는 곳은 당연히 나한테도 좋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마치 유명 맛집에 줄 서서 기다렸다가 음식을 먹어보니 본인 취향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여행은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하고 예상치 못한 경험을 즐길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을 수도 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는 수크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개인적으로 나에게 수크레는 정말 지루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남들이 좋다고 나한테까지 좋은 건 아니구나.' 느껴졌고,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추천 여행지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내가 원하는 곳을 직접 찾아다녀야겠다.

축제하는 기간이라서 그런지 도로에 차가 많이 없다.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운 동네인 것도 기대가 커서 그랬을 수도 있고, 도시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주짓수 체육관이 없다는 점도 그렇고 나와는 별로 맞지 않는 동네 같았다. 사람마다 취향 따라 다른 것이지만 볼리비아 수크레는 나에게 아니었다. 여행을 하며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운다.


수크레 전망대 가는 길


 참고로 도시 이름인 Sucre의 뜻은 프랑스어로 '설탕'이라고 한다. 백색의 도시답게 설탕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도시이다. 최근에 한 블로그를 통해 2009년에 다녀오신 글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찍었던 사진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강산도 한 번 변한다는 시간에 수크레는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며칠간 머물렀던 숙소의 옥상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남들이 좋아 보이는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나한테 조금 맞지 않아도 남들이 좋다고 하면 따라 하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에도 마찬가지였고, 여행지를 추천받아 왔는데 막상 오니 별로인 경우, 더욱이 한국인들에게 유명하지 덜 유명한 여행지라고 기대하고 와서 더 실망스러운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조차 여행의 한 과정이고, 경험이다.


수크레 현지 시장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 때, 바로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을 했다. 어디를 가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어떤 사진을 보게 됐는데 너무 매력적이었다. 알아보니 마침 볼리비아였고, 대략 버스를 총 16시간 타면 갈 수 있는 곳이라 바로 짐을 챙겨서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티티카카 호수를 볼 수 있는 코파카바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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