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차밤바에 오다
Andes Jiujitsu 내부 계획엔 전혀 없던 이곳은, 그저 주짓수를 하러 여기까지 왔다. 오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이틀 운동한 파나마 체육관 관장님이 본인의 제자가 볼리비아에서 주짓수 체육관을 한다고 알려주셨고, 나는 이곳을 찾아왔다. 이곳에 일주일밖에 머물지 않았지만 처음 찾아왔을 때부터 파나마 Serpente Jiujitsu 관장님이 추천해 줘서 왔다고 하니, 격하게 환영해 주었고, 내 사진을 찍어 파나마 관장님과 연락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파나마에서 운동했을 때 찍은 단체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했다.
<파마나 주짓수 이야기>
Andes Jiujitsu 외부 일주일간 운동했던 대저택이다. 마치 영화 기생충의 부잣집을 연상케 하는 이곳이 운동했던 공간이다. 처음 들어올 때부터 이곳이 맞는지 한참을 둘러본 것 같다. 이렇게 넓은 외부 공간을 안 쓰고, 내부에 체육관만 쓰고 있는 게 아깝기도 하고, 그저 감탄만 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친구 아버지가 이곳을 연회장으로 장소를 대여해 주는 사업을 하다가 현재는 안 하셔서 잠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근사한 주짓수 체육관이 또 있을까. (참고로 현재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중남미의 특성상 대부분이 시간 개념이 없다. 수업이 저녁 6시에 시작한다면, 6시 이전에 오는 친구들이 50%, 늦게 오는 친구들이 50%는 되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은 한국에서도 있는 일이지만, 여기는 늦어서 빨리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없고, 당연한(?)듯이 천천히 늦게 합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체육관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Bruno 관장님은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 6시 정각이면 도복을 단정히 하고, 인사를 한 뒤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이런 모습이 일반적인 남미 체육관같이 않아서 오히려 멋있어 보였다.
혼자 여행하다 보니, 운동 외의 시간은 특별히 하는 것이 없었다. 특히 코차밤바는 내가 갔던 시기에 너무도 뜨거워서 낮에 돌아다니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래서 낮에는 주로 숙소에 있거나 가까운 쇼핑몰에 가서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관장님이 여기 있는 동안 시간되면 같이 놀러 가보자고 해서 차를 얻어 타고 이곳저곳 구경도 같이 했다. 관광지에 가서 스페인어 설명이 있으면 그걸 영어로 통역을 해주고, 일일이 설명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관광하다 보면 더운 날씨에, 같이 아사이(ACAI)도 먹으러 다니고 그랬다.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다. 주짓수 하면 아사이라고. 한국에서는 아사이가 흔하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를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브라질에서는 흔하고 또 슈퍼푸드로 알려져서 주짓수 끝나고 먹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도 했다.
[정성훈 칼럼] 주짓떼로들이 사랑하는 아사이(ACAI), 어디까지 아시나요?
토요일 오픈매트 토요일엔 역시 오픈매트다.
*오픈매트란, 일반적으로 누구나 와서 스파링 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UFC 285 MAIN EVENT 존 존스와 시릴 간의 경기가 있는 날, Bruno 관장님이 저녁에 체육관 관원들이 모여 고기도 굽고, 맥주도 마시면서 UFC를 볼 예정인데 올 거냐고 물어봤다. 이렇게 주짓수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이 초대해 주면 되도록 가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화가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지만, 사람 사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진다.
모쪼록 초대를 해준 것이 고마워서 맥주 한 묶음과 과자를 가지고 갔고, 경기를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잠깐 왔다 가는데 이렇게 친하게 대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만큼 감사했고, 건강히 지내다 보면 언젠가 다시 만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