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에 오게 되다니, 정말 이건 계획에 없었다. 코스타리카 주짓수 체육관에서 만났던 브라질 출신의 친구는 내게 절대 혼자 브라질 여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여행객들은 잘 모르는 파벨라(Favela) 구역에 진입하면 위험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 파벨라는 브라질의 빈민가를 말하며, 작은 도시는 물론 대도시에도 흔하다.
볼리비아 라파즈와 아르헨티나를 동행하던 형을 따라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남미를 여행하면서 주짓수의 본 고장인 브라질을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까지 와서 브라질을 가지 않는 것은 나중에 후회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브라질에서 주짓수를 한다는 것은 꽤나 멋있고,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래서 동행하던 형을 따라, 혼자라면 오지 못했을 곳이지만, 이렇게 또 우연이 나를 브라질로 인도했다.
브라질 리우의 밤거리
맨 처음 브라질 리우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은 'Escola Delariva de Jiu-Jitsu', 데라히바 도장에 가보고 싶었는데, 약 10일 운동하는데, 약 2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열흘 운동하는데 이 정도 금액이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곳을 찾아보는데, 다들 비슷하게 비싼 금액이었다. 1일 치는 100~200 헤알로 한화 약 2만 5천 원 ~ 5만 원정도 했고, 그나마 저렴한 곳은 2주일 정도 등록하면 15만 원으로 해주겠다고 했다. 브라질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한테 물어보니 아마 외국인들한테 받는 가격인 것 같다고 했다.
리우는 브라질 인당 gdp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비싼 동네였다. 체육관비도 그랬지만, 물가나 식비, 숙소 등 상당했다. 아마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다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한다.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오래 지내진 못했다. 나중에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브라질이 떠오른다. 2주만 머무르기에 너무 아쉬운 동네라고 생각한다.
Saporito jiu-jitsu
브라질 리우에 있을 때, 블로그에 주짓수 체육관에 관한 글을 올리니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다. '브라질에 오래 머무를 예정인데, 남편이 주짓수를 좋아해서 리우에서 지내고 싶어 한다'며 치안이 괜찮은지 물었다. 치안에 관련해서는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며,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더욱이 2주만 머물렀을 때 너무 아쉽고, 주변에서 위험하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제외했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명 체육관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 저렴한 체육관을 한 곳 연락해서 방문했는데, 신기하게 이곳은 관장님이 설명할 때마다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고 있었다. 아마 홍보용으로 찍는 것 같았는데, 처음 보는 광경에 분위기는 적응이 안 되었고, 혹여나 다른 소리가 녹음될까 나도 모르게 숨 죽이고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은 하루만 나가서 운동하고 다른 곳을 찾아보았다. 브라질 리우에는 거의 모든 2 블록마다 주짓수 체육관이 있기 때문에 걸어 다니다 보면, 체육관을 고를 선택지는 굉장히 많았다.
Saporito jiu-jitsu
이곳에서 블랙벨트인 할아버지와 스파링을 해보았는데, 힘이 장난 아니었다. 스파링 중에도 존경심이 절로 들었고, '과연 나이를 들어서도 이 운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투기 종목은 특히나 타고나는 신체 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보통 사람들도 노력하면 일정 레벨 이상에는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인자약으로 태어난 나도, 몸이 따라준다면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주짓수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