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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티 Nov 24. 2023

멕시코에서 연예인이라도 된 듯 사진 찍었던 날

BTS, 봉준호, 손흥민 등,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하루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무료하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갈 곳은 딱히 없었기에 센트로 몬테레이, 시내를 나가보기로 했다. 한창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던 시즌이라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가족, 커플들 그리고 수많은 조명들로 환했다.


 사람들이 많은 한 거리를 걷고 있던 중 현지인이 다가와서는 사진을 같이 찍자고 말을 걸었다. 사실 알아들은 단어는 "Foto" 하나밖에 없었지만 눈치껏 알아들은 척을 했다. 그래서 왜 찍는지도 모르고 일단 같이 사진을 찍었고, 또 얼마쯤 걸었을까. 이번엔 한 중년의 남성이 와서 말을 걸었다. 이번에도 'foto'는 들었는데 그 뒤에 말이 길어졌고, 잠깐 고민했다.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사진 찍자고 요구하는 경우는 있어도 아저씨(?)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이해를 못 해서 스페인어를 잘하는 친구가 대신 대답해 주기를 기다리며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니, 친구는 "Si~"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니까, 그 아저씨의 딸이 우리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데 쑥스러워서 말은 못 하니 아버지가 대신 와서 물어본 것이었다. 사진을 다 찍고 나서 친구가 장난스럽게 손을 내밀며 "Cinco pesos, Cinco peosos."를 연발했다. 보통 관광지에 가면 사진 찍어주는 대가로 동전 몇 개를 쥐어주는데 그걸 따라한 것이었다. 서로 기분 좋게 웃으며 헤어졌다. 


 평소에도 동양인이라 시선이 느껴지는 편인데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그럴 때면  마치 '혹시 쟤.. 뭐 돼?라고 하듯 웅성거리는 것 같다. 이후에도 몇 번 더 사진 요청이 있었고, 중남미 여행 첫 국가인 멕시코에서 이런 날도 생겨서 생각보다 다들 호의적이고, 꼭 그렇게 무섭게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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