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빌려보고 싶던 에세이가 있어 둘러보던 중,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퇴사'와 '후회'
21년 9월 7일 출간되었으니 아마 그 시기에 사회적으로 퇴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 제목을 그렇게 쓰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했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책 제목만 보고 뽑아 들었다는 건 제목의 어그로는 인정할만하다. 확 끌어당기는 매력 있는 제목이다. 인터넷에 책 제목을 검색해 보니 지금도 블로그 리뷰가 가끔 올라오는 것을 보면 효과가 있는 것 아닐까.
공기업 퇴사 후 자발적 백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할 시기가 되었을 때도 나는 단 한 번도 공기업, 공공기관에 취업할 생각이 안 들었다. 아마 그때부터 안정적인 걸 별로 안 좋아했나 보다.
작가는 국민연금공단 퇴사 그리고 좋아하는 분야인 여행사 창업, 현재 유튜브 구독자 1만 명이고, 3년 전 책을 출간했다.
유튜브는 가장 최근 영상이 5개월 전인 몽골 4,050m 등반이다. 4천 미터 하니까 페루 무지개산이 떠오른다. 거긴 초입부터 4천 미터였는데.. 내게 고산병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산이었다.
인생이 꼬이는 과정
글을 읽으며 일정 부분 비슷한 고민도 있었고, 공감되는 생각도 종종 있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나는 늘상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그 일을 어떻게 했냐고 물으면, 나 같은 사람도 하는데 당신도 분명히 해낼 것이라고 답한다.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산다. 돌이켜 보면 그렇지 않게 평가받은 적이 조금 있었다. 'abnormal'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 "넌 조금 특이하잖아."라는 말도 들어봤다.
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서야 할 때는 빼지 않고 나서려고 하는데 긴장을 많이 하는 터라 종종 분위기를 망치곤 했다. 그런 건 연습이 많이 필요한가 보다. 몇 번의 시도는 해봤으나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
근데 뭐, 해봐야 늘지. 못 한다고 안 하면 계속 처음일 테니까. 아직도 처음 하는 일이면, 긴장 속에 일을 망치곤 한다. 어쩌겠나, 아직도 적응하는 과정인걸.
제목처럼 퇴사하고 후회한 적?
퇴사만 후회가 될까..? 후회가 없는 선택이란 게 있을까 싶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나름 최선을 선택한 거였으니 현재에 불만은 없다.
그래도 계속 다녔으면 어찌어찌 집도 더 넓은 전세로 옮겼을 테고, 도복도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바로 살 수 있었을 테지.
경제적으로 쪼끔(많이) 부족한 거 이외에는 혼자 행복을 따라 살고 있다. 여행에서 배워온 대로 한국에서도 그렇게 살아보고 있고, 아직까진 큰 문제 없다. 문제라면 주변에서 더 힘들게 한다는 점? 조언이랍시고 선 넘는 것. 그것 이외에 다른 건 없다. 한국에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부터 마찬가지지만 해외에서도 지속 가능한 일을 찾아 돌아갈 계획은 늘 진행 중이다.
경제적인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도전은 오래갈 수도 없고,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도전이 오히려 고행이 되어버릴지 모른다.
아직 덜 배고파서 그런가. 솔직히 공감이 그렇게 많이 되진 않았다. 고행도 해보는 거 아닌가. 혼자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임을 추가한다면 어렵겠지만)
칠레 산티아고에서 사는 유튜버 빅브로도 워홀 그리고 여행을 다니다가 잔고가 다 떨어져서 엄마한테 용돈 받아서 여행 다녔다고 했다. (사실 그렇게까지 여행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빅브로는 칠레를 여행하던 중 만난 여자친구와 함께하고 싶어 칠레에 남았고, 그곳에서 김치 사업으로 대박을 쳤다. 카페를 차려서 방송에도 나온 적이 있고, 그 기록이 유튜브에 조금 남아있다.
오늘도 뒤죽박죽이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혼자 산다는 가정 하에, 뭐든 못할 게 있을까. 행복하기 위한 '고행' 그까이꺼 뭐 대단한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