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산후조리원

by 조아서


천국이라고 불리는 조리원.


조리원에 있는 동안, 나는 자유롭고 편안했다. 삼시 세끼 영양가 있고 건강한 밥상, 그리고 두 번의 간식. 돌아서면 밥 때일 정도였다. 임신 기간 내내 나를 괴롭히던 불면증도 조리원에 오자마자 말끔히 사라졌다. 밤 열시만 되면 잠에 들어 8시간 이상을 깊이 잤다.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의 모자동실 시간에는 원목 침대에 곤히 잠든 아기를 바라보며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혹여나 기저귀를 갈아야 할 때면 신생아실에 SOS를 외쳤고, 산후관리사 선생님이 한달음에 달려와 능숙하게 아기 엉덩이를 씻기고 돌봐주셨다.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산모 마사지. 엄마의 몸이 예전처럼 돌아오도록 전신, 부종 관리, 복부, 가슴 마사지를 번갈아 받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리원은 육체적인 휴식만을 위한 곳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보고,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눈을 맞추며 교감했던 시간. 선생님들이 능숙하게 아기를 돌보는 모습을 보고 질문하며, 엄마로서의 첫발을 내디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기와 함께 집에 온 지 24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천국이라고 불리는 조리원의 진짜 현실을 알아차렸다. 산후관리사도, 마사지사도, 영양사도, 청소 여사님도 가까이에 엄마와 아기를 도와주는 이는 없었다.

24시간 모자동실, 젖병 소독, 기저귀 갈기, 아기를 안고 재우느라 보호대로 겨우 연명하는 내 손목, 배달 음식을 시켜 대충 차려먹는 식사. 조리원에서의 편안한 2주와는 너무나 다른, 육아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매콤했다.


'아 그래서 조리원은 천국이었구나.'


산후조리원은 마치 주사를 맞기 전 간호사의 손길과 같았다. 육아라는 따끔한 주사를 맞기 전, 잘 견딜 수 있다는 '궁디팡팡'의 위로와 '따-끔하실게요.'라는 담담한 예고의 말.

낯선 세상에 태어난 아기와 육아가 처음인 엄마가 고군분투 하기 전에, 서로에게 적응하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첫 번째 공간, 바로 산후조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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