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대변에 웃고 운다.
집으로 온 지 일주일 쯤 지났을까. 아기가 토끼똥을 쌌다. 처음에는 '아기라서 똥도 작네.'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토끼똥을 보는 날이 길어지면서 조리원에서보다 대변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저 귀여워 보였던 작고 단단한 토끼통이 어느새 작은 돌멩이처럼 불안하게 다가왔다.
산후관리사와 나의 인사는 "아가, 똥 잘 쌌어요?"가 되었다.
하루 일과 중에 아기의 대변 안부가 가장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괴롭다는 듯 악을 내어 울음을 터뜨린 지 몇 분후, 아기가 겨우 똥을 쌌다. 기저귀를 확인하니 역시나 토끼통이었다. 틀림없는 변비였다. 어른도 힘든데, 작은 아기는 얼마나 더 아플까. 안타까웠다. 먹는 건 분유밖에 없고, 조리원에서 잘 먹던 분유였다. 분유를 바꾸는 건 최후의 보루로 두고, 배 마사지도 해보고, 로켓배송으로 다른 유산균을 구매해 바꿔 먹였다. 그래도 제자리였다. 악을 쓰고 우는 횟수가 잦아졌다.
그런 날들이 며칠 째 반복되고 있던 어느 오후, 산후관리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자고 있는 나를 깨웠다.
"OO엄마!"
"OO엄마!!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예약할 수 있는지 전화해봐."
괴로워하는 아기를 더이상 못 보겠다는 듯, 산후관리사는 병원에 당장 가자고 나를 채근했다. 그길로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갓난아기를 안고 소아과로 향했다. 분명 아기에게 큰 문제가 생긴 줄 알았는데, 의사 선생님의 담담한 표정 앞에서 안도감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스쳤다. 사실 나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태어났을 뿐, 열심히 자라고 있는 작은 생명체가 소화가 완벽할 수 있을까. 의사 선생님은 미성숙한 장기 때문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하셨다. 그러나 불안해하니 유산균을 처방해주셨다.
하루에 두 번 처방받은 유산균을 먹였다. 이삼 일을 지켜봤지만 변비 증상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바꾸기로 했다. 분유를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 있었다. 국산 분유로 바꿀 때는 △ 비율, 수입 분율로 바꿀 때는 □ 비율, 온라인에는 정보가 넘쳐났고, 챗 GPT에도 물어 병원에서 선물로 준 분유를 4~5일에 걸쳐 차근히 바꿨다. 새로운 분유로 갈아타는 동안 혹시나 또다시 변비가 올까, 아니면 설사라도 할까 하는 마음으로 떨렸다.
분유를 바꾸니 변의 상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기가 변을 볼 때마다 금이 들어 있을 금고를 열듯 떨리는 마음으로 기저귀를 열었다. 다행히도 변비는 아니었다.
친구들에게 아기 변에 일희일비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노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조언을 건넸다.
"분수토하고, 변비오고, 설사하고...아이한테 맞는 분유 찾을 때까지 스트레스야.
블로그, 카페 열심히 검색해서 분유 바꾸고, 그 분유로 변도 예쁘게 싸고 잘 맞아서 돌까지 먹였어."
"비싸고 좋다는 분유 다 먹였는데 결국 이유식 전환할 때까지 정착하지 못했어."
겉으로는 다들 무탈한 육아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속으로는 비슷한 고민을 하며 그 시절을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다시 친구들에게 위안을 받았다. 일상을 잘 버텼을 뿐, 엄마는 항상 고민하고, 찾고, 배우고 있었다. 나도 매일 고민하고, 찾는다. 그리고 무탈한 하루에 감사를 배운다.
아직도 완벽한(?!) 황금 변은 아니지만. 그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아기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