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회복일기

by 조아서

"원장님, 운동해도 돼요?"


산후 검진 날, 의사를 마주하고 던진 첫 질문이었다. 출산을 했다고 해서 예전의 몸으로 금세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내 뱃속에서 아이가 빠져나갔는데도 여전히 임신 4~5개월 차의 몸이었다. 누워 있으면 배가 쏙 들어간 듯했지만, 거울 앞에 선 내 옆모습은 여전히 임산부 같았다. 체중은 더 이상 빠지지 않았고, 머리로는 이해해도 현실 앞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의 루틴에 조금 익숙해진 뒤, 출산 60일째 되는 날 필라테스원을 찾았다. 낯선 몸으로 일반 회원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원장님은 어린 자녀를 둔 분이라 그런지 내 마음을 금세 알아차리고 말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다만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남과 비교하지 말고, 지금 내 몸이 가능한 선에서 하면 돼요."


기대를 안고 시작한 첫날, 현실은 냉정했다. 복근의 힘으로 엉덩이를 힘껏 들어 올리려 했다. 하지만 고작 10cm가 전부였다. 몸은 부들부들 떨렸고, 그 상태에서 다리를 뻗으라는 말에 당황했다. 몸이 말을 들지 않았다. 선생님은 내게 "버티기만 해도 충분해요."라고 조용히 속삭였다. 운동을 마친 후 속상하다고 하자, 선생님은 말했다.


"열 달 동안 늘어난 근육이 하루아침에 돌아올 순 없어요. 지금은 늘어난 풍선 같아요.

천천히, 조금씩 줄어드는 중이에요."


더불어 지금처럼 아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다독였다.

그 말에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회복 그 자체에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중, 산후 재검 결과가 나왔다. 원장님께서 직접 전화가 왔다. 당뇨 전 단계여서 지금처럼 지내면 10년 안에 당뇨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3개월 후 또다시 검사를 해보자고 덧붙이셨다. 임신성 당뇨를 관리하며 무사히 출산했기에 별일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 말은 내게 경고처럼 들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그날 원장님의 걱정스럽고 단호한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진짜 회복은 눈에 보이는 체중이 아니라 삶의 균형에서 온다는 것을.


그동안 불규칙한 식사, 부족한 잠, 대충 때우는 끼니 속에 몸이 무너지고 있었다. 회복이란 단순히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온전히 나 자신으로서도, 아이의 엄마로서도 건강해져야 했다.



"조금씩, 천천히 하면 돼요."


그 말을 다시 되뇌며, 내 몸을 아끼고 지치지 않고 사랑하려 한다.

나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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