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꿈에 나왔다.
2년 만이었다.
화면 가득 친구의 얼굴이 비쳤다.
그녀의 눈빛도, 주름도, 입술의 작은 떨림까지 또렸했다.
그 속의 C는 웃고 있었다. 얼굴의 근육을 다 써서 환하게, 빛나게 웃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더이상 아프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친구도, 나도 그랬다.
예전의 나는 감정을 직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아프고 힘들고 속상한 마음을 외면하곤 했다.
그러나 친구가 떠난 뒤, 나는 그 부재만큼은 애써 피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피하면 무너질 것 같았다.
버거운 감정일지라도 솔직하게 마주하고 싶었다.
친구의 부재 앞에서야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는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조금씩 더 솔직해졌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시작했다.
솔직해지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브런치 서랍 깊숙이 넣어둔 첫 글도 그때였다.
친구의 부재와 그리움은 내게 상실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나는 지금 내 삶에 충실하게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친구를 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장마가 이어지는 8월, C의 생일이 다가오는 5월, 친구들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다 문득 그리움이 스며들었다.
친구를 잊지 않았기에, 나는 그 감정이 왜 여전히 내 삶에 머무르는지
그 이유를 천천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친구를 그리워하며 쓴 글들이 쌓였다.
그 글들을 모아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챕터가 되었고, 결국 그리움과 나 자신에 대한 기록이 되었다.
소개글에 썼듯이, 이것은 그리움을 덜어내는 과정이 아니라
그리움을 내 안에서 어떻게 차지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그리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