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열린 결말

by 박은영


마침표를 찍지 않는 이유는

한껏 애매하고 싶어서


네가 끝을 내가 끝을 우리가 끝을

끝끝내 점 하나를 찍어버리면


그러면 다 끝나버리니까


선을 넘지 않는 마음만이 영원을 약속할 수 있어 우리는 넘치지 않는 거야 그것만을 위해


이런 나를 이해해


조금 미지근하고 느린

무엇이든 사랑하지 않으려는


우리가 다 녹아 버리기 전에


닫히지 않는 괄호가 되기 위해

나는 쉼표만을 반복하고


느려도 가고 있어

사랑을 견뎌보고 있어


순간을 모아 선을 그리면

영원히 이어지는 결말


keyword
박은영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장인 프로필
구독자 613
매거진의 이전글무소음 쳇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