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겨울방학입니다.

오늘은 또 뭘 먹여야 할까요?

by 에리카

학교마다 다르지만 이번주에서 다음 주 사이 대부분 많은 학교가 겨울방학을 시작합니다.


'이번 방학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아마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부모님들의 고민이 깊으실 걸로 생각됩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반나절이라도 학교에 맡겨둘 수 있었던 아이들을 온종일 챙겨야 하니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을 찾게 됩니다. 다행히 조부모님이 봐주실 수 있는 행운의 부모님들은 죄송스럽지만 조부모님의 손을 빌리게 되고 가족친지의 도움이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제가 사는 동네의 태권도 학원에서는 방학 때마다 오전부터 아이들 점심식사 포함 오후에 다른 학원에 가는 시간까지 즉,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을 태권도 학원에서 케어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아이가 외동 + 저학년이라면 금액이 좀 부담되더라도 끌리는 조건이긴 합니다.


맞벌이가 아닌 부모들은 조금 상황이 낫긴 합니다. 삼시세끼 + 간식 챙겨 먹이고 뭔가 활동할 거리를 계속 만들어주어야 하긴 하지만 남의 손이 아닌 내손으로 내 아이들을 챙겨줄 수 있다는 거 어찌 보면 요즘 세상에 특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기에 적당히 아이들을 챙기면서 일도 할 수 있어 감사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저학년 + 고학년 조합에 나름 얌전한 딸 둘이라는 어마무시한 장점이 있기도 하지요. ㅎㅎ 제가 일을 하러 나가도 언니가 동생과 함께 있기에 둘만 놔둘 수 있으니까요. 미국은 법적으로 아이를 혼자 놔둘 수 없는데요, 주별로 다르지만 7세 이하의 어린이는 절대 혼자 집에 둘 수 없고 8-10세의 어린이의 경우 해가 떠있을 때나 이른 저녁에 한해서 1시간 반 정도 혼자 둘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미취학의 아이는 절대로 혼자 둘 수 없고 취학연령이 되어서도 초등학교 3~4학년까지는 1시간 반이상 아이를 혼자 놔둘 수 없다는 것이 되겠지요. 이 기준으로 따지면 저도 아이들을 놔두고 일을 하러 나갈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맞벌이 가정은 아이들만 놔두고 부모님은 일을 하러 나가야 합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요. 불안한 마음에 홈캠을 설치하기도 하고 수시로 전화하여 아이들을 살핍니다. 점심을 챙겨줘야 하는 것도 큰 일입니다. 차가운 음식을 먹이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데워 먹으라고 하기도 불안합니다. 어린아이들이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은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아이들만 남아있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가 사고가 나기도 하였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미리 연습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레인지는 사용법을 잘 숙지하면 나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미리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도 되는 그릇에 1인분씩 담아두고 스스로 데워 먹도록 합니다. 사용법은 부모가 함께 있을 때 여러 번 혼자 사용해 보도록 미리 연습을 시킵니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귀찮아도 '알아서 챙겨 먹어.' 말고 '이 그릇에 이 음식이 들어있으니 1분 30초 데워서 먹어라.'로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점심 한 끼 간편식으로 대충 먹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바쁠 땐 빵과 떡 같은 간편식에 우유, 요구르트 같은 음료와 과일 그리고 삶거나 구운 계란을 줍니다. 챙겨줄 수 있는 아침, 저녁을 영양가 풍부하게 골고루 잘 챙겨주면 됩니다.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저는 방학이면 늘 'EBS 방학생활' 교재를 구입합니다. 저 어릴 적에는 '탐구생활'이라는 방학숙제 교재가 있었지요. 아마 저와 같은 80년 대생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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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를 좋아했던 저는 이 탐구생활에 온갖 부속자료를 만들어 붙여 다섯 배는 두꺼워진 탐구생활을 개학날에 의기양양하게 들고 가기를 좋아했지요. 지금은 봄방학이 없어지고 3월에 바로 새 학기로 시작하다 보니 방학숙제가 있어도 검사랄 것이 따로 없습니다. 'EBS 방학생활'은 학년별로 나오는데 교재도 나름 알차고 방송도 재밌고 인터넷으로 시청가능하니 심심해하는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EBS 겨울방학생활 안내 사이트 https://primary.ebs.co.kr/customer/notice?click=main_tab1&#basic/view/143/60000458286/1


자, 이제 시작입니다. 힘내십시오, 부모님들!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또 한 뼘 부쩍 자라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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