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서 양파를 버터에 갈색이 날 때까지 볶다가 삶아 둔 감자와 우유, 크림을 넣고 치킨스톡으로 간을 해서 감자수프를 끓였습니다. 통후추를 갈아 넣고 파슬리도 좀 뿌리니 레스토랑 부럽지 않네요.
일상을 살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일요일 이후, 브런치 연재를 잠시 쉴까 생각했습니다. 여행기는 2개가 미리 예약되어 있었는데 예약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저는 눈물이 쉬이 나는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하네요. 지금 글을 쓰면서도 또 눈물이 납니다. 영상뉴스는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 글자로 된 뉴스도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지난 이태원 참사 때 피아노 레슨을 하다가 어르신 학생과 싸웠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싸웠습니다. "누가 거기 가라고 했냐, 놀러 간 거 아니냐."라는 학생의 말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더니 눈물이 고이고 참지 못하고 어르신을 나무랐습니다. 저보다 30년 가까이 연상이신 어르신을 새파랗게 어린 제가 나무라고 그분께 화를 냈습니다. 그분은 그날을 마지막으로 레슨을 그만두셨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평소처럼 요리를 하고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레슨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뽀뽀를 나눕니다. 저는 계속 꾸역꾸역 일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할 겁니다.